1사 전속주의는 대출모집인이 금융사 한 곳과 협약을 맺고 이 금융사의 대출상품만 팔 수 있도록 한 규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플랫폼금융 활성화 등이 담긴 디지털금융혁신 추진계획을 내놨는데 플랫폼사업자의 대출중개에는 1사 전속주의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은 3월25일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과 함께 적용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출사업을 시작하며 라이선스를 획득해 직접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 아닌 연결에 집중한 플랫폼사업자로서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1사 전속주의 완화에 직접적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과 카드업계 등에서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면 1사 전속주의 예외 적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자체상품을 직접 개발하는 상황에서 경쟁회사의 상품을 취급하기 쉽지 않다. 플랫폼 경쟁력만 놓고 봐도 국내 최대 검색사이트를 보유한 네이버를 등에 업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비교우위에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대출시장에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의 대출실행은 미래에셋캐피탈이 맡고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통한 신용평가와 대출신청을 위한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1사 전속주의 규제가 완화되면 미래에셋캐피탈 외에도 제휴사를 늘려 대출사업 확대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7월 대출서비스 출시계획을 내놓으며 "중소판매자 대출사업이 확대되고 규제가 풀리면 제휴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보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혁신금융서비스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휴를 통한 방식이 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보인 사업자 대출상품은 금융 거래가 거의 없어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던 '씬파일러'가 대상인데 기존 금융사들도 새로운 대출시장 진출을 위해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대출은 출시 한 달 만에 대출신청 대상자의 16%가 대출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40%가 대출을 승인받았다. 평균 대출액은 약 2500만 원이며 평균 대출금리는 약 연 5.5%로 집계됐다.
특히 일정기간 대출이력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금융이력이 없어 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거나 고금리로만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씬파일러사업자 가운데 약 52%의 사업자가 대출을 승인받은 것으로 나타나 씬파일러 대출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더해 네이버파이낸셜은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업자대출 대상자를 확대해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은 금융정보가 거의 없는 씬파일러사업자들도 대출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실시간 매출, 반품률, 단골고객 비중, 고객문의 응대속도 등 스마트스토어 내의 활동데이터를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이날 네이버파이낸셜은 기존 3개월 연속 매출 100만 원 이상을 올린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에서 같은 기간 연속 매출 50만 원 이상을 올린 사업자까지 대상자를 확대했다.
최 대표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공을 들여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외에도 일반 중소상공업 사업자로 대출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중소상공업 사업자대출시장을 노리는 금융사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금리의 대출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28일 네이버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사업목표는 사업자들이 자금흐름이 필요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사업자대출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올해 은행권과 연계해 경쟁력 있는 금리의 대출상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