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1-01-15 08: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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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텔레콤 인적분할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고 가정할 때 SK텔레콤보다는 SK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나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일부 투자가들이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호재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한데 장기적으로 볼 때 과연 호재가 맞을까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며 “결국은 SK와 SK텔레콤 중간지주사의 합병 가능성이 부각될 것인데 이렇게 되면 SK텔레콤 중간지주사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이 올해 상반기 안에 SK텔레콤 인적분할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한 뒤 존속법인을 중간지주사가 아닌 통신부문으로 하면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올해 기업 분할작업을 마무리하면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의 지분 30%를 취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SK텔레콤 인적분할 시나리오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 인적분할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 인적분할 이후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SK텔레콤 통신부문)로 나뉘어 2개의 상장기업으로 주식이 거래된다면 현재 SK텔레콤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게 될 중간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시가총액 합계가 현재보다 커질 것인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적 흐름과 주식 수급 등을 감안하면 SK텔레콤 통신부문의 시가총액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통신주의 시장 인기를 감안하면 많이 커질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중간지주사만 보면 우량 자회사 보유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SK와 합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랜 기간 저평가 흐름을 보일 공산도 크다.
김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는 2015년 SK와 SKC&C의 합병을 앞두고 2014~2015년 두 회사의 주가가 어떤 흐름을 나타냈는지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SK텔레콤 인적분할이라는 재료를 바탕으로 SK텔레콤 주식 매수를 고민하고 있는 투자가라면 SK텔레콤보다는 SK를 매수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 인적분할 문제가 대주주가 아닌 소액주주에게도 크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결국 중간지주사가 SK와 합병할 운명이라고 보면 최고의 수혜주는 당연히 SK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목표주가는 기존 33만 원으로, 투자의견도 기존 매수(BUY)로 유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