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이 신약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SKI-O-703)의 적응증 연구에서 성과를 내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의 임상2상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까?
8일 오스코텍에 따르면 세비도플레닙을 면역혈소판감소증(ITP)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글로벌 임상2상 초기결과(톱라인)가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
오스코텍은 현재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세비도플레닙을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오스코텍은 2019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비도플레닙의 적응증 확대를 통한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오스코텍은 세비도플레닙을 다른 치료영역 분야에 적용하는 개발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세비도플레닙은 비장티로신키나제(SYK)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SYK억제제 계열의 치료 후보물질로 염증 물질을 직접 겨냥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세비도플레닙이 류머티즘관절염보다 전신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더욱 적합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YK억제제 계열 약물은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악템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달리 염증 물질들을 직접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며 “국소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류머티즘관절염보다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나 건선 등에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오스코텍은 현재 루푸스와 건선 등을 대상으로 세비도플레닙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전임상 단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스코텍은 세비도플레닙의 적응증 연구에서 성과를 내면 여전한 신약 개발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발판도 마련할 수 있다.
글로벌제약사 리겔은 타발리스(주성분 포스타마티닙 디소듐 헥사하이드레이트)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하다가 임상을 중단하고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로 선회해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타발리스의 글로벌 매출 규모는 2020년 6200만 달러(약 678억8천만 원)로 추정되며 2024년에는 약 3억8천만 달러(4160억여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이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로 2015년 전임상 단계에서 유한양행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신약 개발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때 계약금 규모는 15억 원이었고 아직 레이저티닙 출시 뒤 발생하는 매출에 따른 수수료(로열티)가 남아 있다.
다만 오스코텍이 최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인 세비도플레닙의 임상2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초기결과를 내놓으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실망감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의 임상2상 최종결과가 나온 게 아니고 세비도플레닙의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임상2상 결과는 다소 아쉽지만 아직 임상중단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주가에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 이미 반영됐고 1~2월 안에 유한양행에 기술수출한 레이저티닙의 조건부 승인 허가, 연말쯤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 임상2상 초기결과 발표가 남아 있는 만큼 주가는 바닥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오스코텍은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임상2상의 최종결과를 이르면 2월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오스코텍이 7일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세비도플레닙의 임상2상 초기결과(톱라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장중 한때 하한가로 떨어지기도 했다.
오스코텍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6만9천 원대까지 올랐는데 6일 6만4900원에서 7일 5만1천 원으로 21%대 넘게 빠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