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로 김 대표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이 낮아지면서 향후 경영권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2월9일 기준으로 김 대표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은 특수관계인의 6.67%까지 모두 더해도 9.49%에 불과하다.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진행된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된 헬릭스미스 보통주 750만 주가 12일 상장되면 김 대표의 지분율은 5.21%까지 낮아지게 된다.
김 대표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이번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향후 추가적으로 자금이 필요하더라도 유상증자를 더 실시하는 것은 쉽지 않은 데다가 누구든 지분을 모아 김 대표 지배력에 대항할 수 있게 됐고 적대적 기업인수(M&A) 위험도 한층 커졌다.
경영권 위험이 더 커진 만큼 김 대표는 전보다 더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
헬릭스미스 개인주주들은 주주카페를 통해 주주 권한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꾸준히 모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백기사로서 김 대표를 계속 지지할지, 경영권 교체를 시도할지는 결국 헬릭스미스 기업가치의 사실상 전부인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성과에 달려 있는 셈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김 대표는 경영권 위협에 관한 걱정보다는 엔젠시스의 임상을 반드시 성공시키는 것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우려하는 것에 관해 회사의 공식 입장을 정리해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알리겠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8%가 넘는 주주들로부터 주주 권한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받았다”며 “1월 말까지 김 대표가 보이는 의지와 행보를 지켜본 뒤 주주들과 논의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현재 엔젠시스에 관해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임상3-2상을 진행하고 있고 식품의약국(FDA)에 임상3-3상 시험계획도 제출했다. 또 중국 바이오기업 노스랜드와 중증하지허혈증에 관한 임상3상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런 임상이 구체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2~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애초 김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로 2800억 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리종목 편입은 막았지만 임상비용 등 앞으로 헬릭스미스의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 9월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자금 확보 목적을 유전자 치료제 전문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유전자 치료제 전문 분석사업 등 고부가 및 고성장 바이오 플랫폼사업의 운영과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 집중투자로 지연된 유망 후보물질의 연구개발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 관리에 실패하며 이번 유상증자로 예상에 못미친 1600억 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2020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성 자산을 721억 원 보유하고 있고 이번 유상증자로 1600억 원을 확보하게 된 만큼 임상시험비용 등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하고 올해에는 관리종목 지정 위험도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