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KB증권의 자산관리부문 대표를 맡아 실적과 수익성을 모두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은 2020년 1~3분기 누적 순이익 3385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증가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주사 손익 기여도는 지난해 8.1%에서 올해 11.8%로 높아졌다.
특히 동학개미의 활발한 증시 참여에 힘입어 수탁수수료가 약 244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의 자기자본수익률(ROE)은 2018년 4.03%에 그쳤으나 2020년 3분기 기준으로 9.47%으로 대폭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박 사장의 전문성과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장은 그동안 자산관리와 리스크관리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2017년부터 KB금융지주 자산관리총괄 부사장 겸 KB국민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겸 KB증권 자산관리부문 부사장을 맡아 그룹 전체 자산관리분야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강력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유연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경영스타일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최초의 여성 CEO란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박 사장은 탄탄한 입지를 인정받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와 함께 꾸준히 KB금융그룹의 다음 은행장과 회장후보로 꼽혀왔다.
윤 회장이 연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박 사장의 징계 리스크를 감수하고도 재신임이란 강수를 둔 것을 놓고 '내 사람 지키기'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징계가 과도하다는 시선도 넓게 자리잡고 있는 만큼 금융위 최종 결정에서 징계수위가 내려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현직 경영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과도한 조치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리 내부통제 시스템을 잘 갖춰놔도 경영자가 일일히 그 과정까지 감독 할 수는 없다"며 "회사 차원에서 징계를 넘어 경영자 개인이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논리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증권사 최고경영자 30여 명이 라임펀드 판매와 관련해 경영자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에는 금융당국이 경영자에게 지나친 책임을 묻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앞서 3차례 열린 금감원 제재심에 모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소명을 이어왔다. 2021년 1월 초 열릴 정례회의 때도 참석해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경영자와 관련한 최종 징계수위는 2021년 1월6일 열릴 것으로 보이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