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넥신이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하이루킨-7을 관계사 네오이뮨텍에 기술수출한 성과의 수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제넥신이 대표 신약 후보물질의 개발 주도권을 넘긴 것을 두고 주주 사이에 볼멘 목소리가 적지 않았는데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은 이제 어깨가 한층 가볍게 됐다.
▲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
1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제넥신은 관계사인 네오이뮨텍이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인 하이루킨-7 적응증 연구에서 차츰 성과를 내면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제넥신은 하이루킨-7 개발이 완료되면 해마다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데 하이루킨-7이 점차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넥신이 지급 받는 로열티 규모도 더욱 불어날 수 있다.
제넥신은 2016년 5월 모두 1250만 달러(약 136억2500만 원)에 하이루킨-7의 유럽과 미국 지역 판권을 넘겼는데 치료제로 개발된 뒤에는 로열티로 매출의 약 35%를 지급받기로 네오이뮨텍과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자회사인 MSD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만 2019년에 111억 달러(약 12조990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키트루다를 출시한 뒤에도 꾸준히 적응증을 확대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MSD는 2014년 키트루다를 처음 출시하고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두경부암의 단독 및 병용요법, 소세포폐암의 2차 단독 치료제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했으며 현재는 담도암, 대장암,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네오이뮨텍 기업가치가 코스닥 상장 전까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성 회장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제넥신은 네오이뮨텍의 최대주주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의 기업가치를 측정할 때에는 어떤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네오이뮨텍의 기업가치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성 회장은 주주들의 불만도 곧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 회장은 시장에 우려에도 하이루킨-7의 개발 주도권을 넘겼다. 하이루킨-7의 시장가치가 높아져야지만 제넥신이 얻는 이익도 커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만약 하이루킨-7을 네오이뮨텍에 보내지 않았다면 하이루킨-7이 현재 수준의 높은 가치를 지니는 건 어려웠을 것이다”며 “하이루킨-7 이익의 약 60~70%가 제넥신으로 들어오는데 작은 파이를 혼자 차지하기보다 파이를 키워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게 훨씬 더 큰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애초 제넥신은 네오이뮨텍과 함께 하이루킨-7 개발을 진행했는데 국내보다 해외에서 하이루킨-7 적응증의 발생 빈도가 더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해 하이루킨-7 개발권을 네오이뮨텍에 완전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이뮨텍은 현재 공동연구를 포함해 암과 감염질환 등 20개 적응증을 대상으로 하이루킨-7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8개 적응증 연구가 임상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제넥신이 공들인 신약 후보물질 하이루킨-7을 네오이뮨텍에 고작 1250만 달러에 넘겼다며 그동안 주주들 사이 볼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네오이뮨텍과 하이루킨-7 모두 제넥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 회장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찾아야 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에 매달려왔는데 마침내 2015년 발굴한 물질이 바로 하이루킨-7이다.
네오이뮨텍은 2014년 1월 제넥신이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의 해외개발을 위해 제넥신의 바이오연구소장을 지낸 양세환 대표가 미국에 설립한 회사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