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최우선 국정과제로 신재생에너지발전과 소형원전에 관한 투자를 내세우고 있어 정 사장이 미국에서 신재생에너지발전을 확대하고 소형원전을 수출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16일 한수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신재생에너지발전과 소형원전을 육성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수원이 미국에서 사업을 확대할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기후변화’를 최우선 국정과제 4개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신재생에너지발전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통령 취임 뒤 4년 동안 신재생에너지발전에 2조 달러(약 2217조 원)를 들여 태양광 패널 500만 개와 풍력발전용 터빈 6만 개를 설치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은 정 사장이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의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수원은 9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육상 풍력발전단지를 인수하며 미국 신재생에너지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한수원이 지분을 취득한 육상 풍력발전단지는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리지(226MW)와 비숍 힐(218MW), 네브라스카주 프레리 브리즈(201MW), 텍사스주 래틀스네이크(207MW) 등 4곳이다.
한수원은 10월 미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현지법인은 우선 육상 풍력발전단지를 관리하기 위해서 설립됐다”며 “앞으로 필요에 따라서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의 소형원전 수출사업도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으로 전망이 밝아졌다.
소형원전은 대형원전의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켜 크기를 줄인 형태의 원자로를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발전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소형원전이 보완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이 저렴한 청정에너지 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소형원전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선거공약 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정 사장도 최근 페이스북에 “탄소중립적 에너지 사용을 위해 미국 민주당이 원자력에너지 활용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 여지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소형원전 기술을 보유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손잡고 소형원전의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왕립 원자력신재생에너지원(K.A.CARE)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소형원전을 건설해 실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한수원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소형원전 건설을 이끌고 제3국에 진출할 때에도 주도적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