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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살릴 능력 없다', 이동걸 주인 찾기 결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11-13 14: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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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둔 한진그룹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지원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어떤 형태로든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살릴 능력 없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주인 찾기 결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사실상 다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국내 항공산업이 독점체제로 굳어지게 되고 한진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뒤 지원에 들인 자금은 2조4천억 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황 개선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금과 같은 부진이 계속되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지원해야 할 금액은 갈수록 불어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던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마저 결국 인수계획을 철회한 만큼 산업은행이 다른 인수후보를 찾기는 더욱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걸 회장은 과감한 방식으로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결단을 내리고 한진그룹과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업은행은 과거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했던 방식과 유사하게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한진그룹에 넘기고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가능성은 처음 매각이 추진될 때부터 거론됐지만 자금 여력과 경영권 분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대한항공도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아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는 처지에 놓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정상화시킬 여력이 없다는 회의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한진그룹에 가능한 재무적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할 공산이 크다.

산업은행이 과거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할 때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식교환 방식을 선택한 것처럼 이번에도 한진칼 주식을 받아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지주가 설립한 중간지주사에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출자한 대가로 지분을 받았다.

이번에는 산업은행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사들인 뒤 한진그룹이 이 자금으로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사들이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조선산업이 큰 위기를 맞았던 것처럼 항공산업도 장기 부진에 빠져 산업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사업재편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구상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계획은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걸림돌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이 사실상 한진그룹 독점체제로 들어가는 것은 시장질서를 해칠 수 있고 결국 경쟁력 약화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항공업 특성상 중복되는 노선이 많고 업무도 유사하기 때문에 인수가 마무리된 뒤 대규모 직원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은행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원한 아시아나항공을 결국 재벌기업에 안겨주는 것을 두고 특혜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처리와 관련해 다른 현실적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한진그룹과 논의가 진행되는 대로 이런 계획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주주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한진칼 지분을 절반 가까이 들고 있는 3자 주주연합 가운데 사모펀드 KCGI는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KCGI는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을 한진그룹에 편입하는 것은 고객 피해와 주주 및 채권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주연합은 채권단과 정부 당국, 한진칼 경영진과 심도 있는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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