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CJ제일제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코로나19로 미국에서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CJ제일제당이 K푸드를 현지에 알리는데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인기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비고 만두는 올해 8월까지 매출 7158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미국의 매출비중이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비고 만두의 미국 매출은 2016년 1천억 원에서 2019년 3630억 원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판매채널이 코스트코에서 월마트로 확장된 것과 함께 코로나19로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2분기 미국에서 냉동만두 매출이 40% 늘었는데 주로 코스트코와 같은 클럽 채널에서 판매되던 비비고 브랜드가 월마트 등 식료품점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며 “식품부문에서 비대면소비가 확산되고 있어 가공식품의 판매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 사장은 비비고 만두의 유통망을 더 확대하기 위해 북미 CJ제일제당과 2018년 인수한 슈완스의 북미지역 B2C(기업과 소비자의 거래) 유통망을 통합관리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슈완스는 미국 냉동피자시장 점유율 2위로 주요 유통채널 3만 곳과 거래하고 있어 CJ제일제당이 미국 가공식품시장에서 유통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K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음식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근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팬들 사이에서는 ‘BTS가 먹은 라면 먹어보기’ 등의 영상이 인기를 끌고 BTS 멤버가 먹던 떡볶이가 많은 관심을 일으키는 등 K팝의 영향력이 K푸드로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강 사장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마케팅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강 사장은 올해 8월 CJ제일제당 마케팅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는데 이는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에 CJ제일제당 식품마테팅총책임자(CMO)로 온 경욱호 부사장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대회 등을 기획한 인물이란 점에서 미국지역 마케팅이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더 CJ컵 대회에서 한식을 홍보한다.
또 CJ제일제당은 올해 8월 CJ푸드빌과 공동보유하던 ‘비비고’ 상표권을 169억 원에 매입하며 브랜드 교통정리도 마쳤다.
강 사장은 제2의 비비고 만두 찾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빔밥과 김 등에서 가능성을 보고있는데 비빔밥을 아이스크림콘 모양으로 만든 ‘비비콘’은 팝업스토어인 ‘비비고QSR(퀵서비스레스토랑)’에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12월 맨해튼에 비비고QSR를 열고 가능성 있는 메뉴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도 기대되고 있는 K푸드다.
김은 칼로리가 낮고 영양이 풍부해 최근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 CJ제일제당의 김으로 거둔 매출은 400억 원으로 국내를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3명이었던 연구원을 6명으로 늘리고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 김공장을 건설해 생산을 시작하는 등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약 1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의 김 전문 생산기지는 향후 미국 내 시장은 물론 향후 북미와 남미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