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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건희 회장의 입원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조기승계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다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끝내면 지배권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지주회사나 중간지주회사로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들 지주회사 성격을 띠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해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FT 인터넷판은 16일 ‘삼성 승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준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건희 회장이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상황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세계 최대 전자회사인 삼성전자의 경영권이 승계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투자자들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 부회장의 승계에 대해 시장의 엇갈린 시각을 소개했다.
삼성과 가까운 인사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23년 간 재직하면서 전략계획과 핵심사업 관리를 맡아왔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FT는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회장을 맡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이건희 회장은 오늘날의 삼성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그 존경이 자동으로 그의 아들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BNP파리바은행의 피터 유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했다.
FT는 앞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인색한 주주 배당정책이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기대가 삼성전자의 주가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투자자들의 요청에 주주 배당액을 당해 평균주가의 1%로 올리겠다고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회사 현금정책의 목표가 미래의 성장에 필요한 투자자원을 보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삼성전자 지분의 3.6%를 보유한 이건희 회장의 자산가치가 늘어나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을 최대 50%까지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FT는 전했다.
HMC증권 김용우 애널리스트는 “경영권 승계 이후 자사주 매입에 대한 오너 일가의 태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오너 일가의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FT는 보도했다.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인색한 배당금 지급 정책이 주가상승을 막고 있으며, 경영권 승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며 “이건희 회장의 입원 후 경영권 승계시기에 대한 확실성이 높아졌고 주주혜택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삼성SDS의 상장추진 소식도 전하며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핵심 계열사 지분을 늘리는 데 활용할 것이라는 애널리스트의 분석도 함께 실었다. FT는 또 이재용 부회장의 편법승계 의혹을 설명하면서 2009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논란도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