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게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을 함께 추진하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안 대표는 10월 안에 코로나19 백신 임상1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백질재조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단백질재조합 백신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선별하고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합성하는 백신이다. 부작용이 적고 신속한 개발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단백질재조합 백신을,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이 각각 D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기존에 보유한 합성항원 제작기술과 메르스 백신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지원을 받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3종을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5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백신 연구개발 지원금 약 44억 원을 받으면서 백신 개발을 위한 자금 확보에서는 국내 기업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위탁생산 수주에서도 국내에서 선두권에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7월 글로벌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AZD1222’를 제조하는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8월 미국 바이오기업 노바백스와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백스는 미국 정부가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유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초고속 작전’ 프로그램에 따라 16억 달러(약 2조 원) 규모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처럼 잇따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을 수주할 수 있었던 것은 세포배양 생산기술과 함께 설비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12년 완공된 안동공장 L하우스는 세포배양, 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선진 설비를 갖췄다. 세계 최초로 부유배양 기술(세포주를 배양탱크 안에서 띄운 상태로 배양)을 도입한 최고 수준의 생산기지로 꼽힌다.
게다가 안동공장은 연간 최대생산량이 1억5천만 도즈에 달하며 최첨단 무균 생산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백신을 개발 즉시 대량생산할 수 있다.
안 대표가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위탁생산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를 선정하며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로 4가지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하는 등 백신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9년 기준 매출 1832억 원, 영업이익 221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은행업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업가치가 3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같은 SK그룹 계열의 바이오업체인 SK바이오팜이 올해 초 상장해 현재 10조 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제2의 SK바이오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체결한 계약에 따른 사업가치만도 약 1조7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완제 의약품 기준 1억5천만 도즈의 생산이 가능하지만 2019년 실제 생산한 백신은 약 600만 도즈여서 코로나19 백신 성과 등에 따라 기업가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