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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형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직위 복귀를 구두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말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DJ코퍼레이션은 15일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 겸 거처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있었던 3부자의 대화 내용을 17일 공개했다. 당시 신 총괄회장의 93번재 생일이어서 신 총괄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고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죄송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1주일의 기한을 주면서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을 원래 자리로 돌려 놓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신 총괄회장이 이런 신동빈 회장의 말에 확인각서를 받으려 하자 신동빈 회장은 “나는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집무실을 나가 버렸다.
이 자리에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쓰 하츠코와 하츠코의 여동생인 모로타 부부, 신 전 부회장의 부인인 조은주씨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런 대화를 공개한 데 대해 “신동빈 회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분노가 워낙 큰 데다 신 총괄회장이 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고령의 아버지를 모시고 가족 사이의 대화가 어떤 환경에서 앞뒤 맥락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적 대화를 공개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설사 그런 말씀을 나눴다고 해도 연로한 어른과 예의상 대화를 놓고 상법상 절차로 확대하는 것은 가족과 기업의 일을 구분하지 못하는 처사”라며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상법상의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구두 동의’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