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0-09-21 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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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중공업이 기존 조선기자재사업에서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친환경사업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윤지원 세진중공업 전무는 세진중공업과 자회사 일승의 사업 확장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 윤지원 세진중공업 전무.
21일 세진중공업에 따르면 세진중공업 환경장비 자회사 일승이 코스닥 상장 추진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일승은 2021년 3월12일을 상장 예정일로 잡았다.
일승은 1999년 설립된 환경장비 소재·부품·장비 전문회사로 선박 분뇨처리장비와 조수기(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설비), 연료청정기,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일승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투자금으로 기존 사업인 친환경 분뇨처리장치와 스크러버 등 생산설비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분뇨처리장치의 수요처가 일반 상선에서 고부가 선박인 크루즈선용, 육상용, 철도 차량용 등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로 스크러버가 대응방안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스크러버의 수요도 늘고 있다.
이밖에도 일승은 배열회수보일러(가스터빈에서 배출되는 열에너지로 스팀터빈을 가동하는 복합화력발전소의 핵심설비)와 풍력 계류시스템(부유식 풍력발전기 등 해상구조물을 고정하는 장치) 등 신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윤지원 전무는 자회사 일승 상장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세진중공업을 기존 조선기자재 중심의 사업에서 친환경사업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 그룹의 조선사들을 모두 고객사로 확보한 조선기자재 회사로 데크하우스(선실블록)와 LNG(액화천연가스)탱크 등을 제작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최근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오너2세 윤지원 전무가 이 과정에서 친환경 쪽으로 사업을 키우면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세진중공업은 윤 전무의 주도로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조선산업 중심에서 비조선산업으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 등 글로벌 친환경정책에 부합하는 신규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진중공업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사업으로 수소와 풍력을 낙점했다.
세진중공업은 지난 8월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와 협력해 LNG(액화천연가스) 및 수소연료탱크 제작을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함량규제에 이어 환경규제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조선업계는 수소연료추진선을 대응방안으로 꼽았다.
세진중공업은 기존에 LPG·LNG연료탱크를 제작하며 관련 기술을 보유해왔는데 여기에 수소연료탱크까지 제작기술 개발을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세진중공업은 현재 구형, 각기둥형, 원기둥형 등 모든 형태의 LNG탱크를 만드는 국내 유일한 회사다. 대형 LNG추진선에 들어가는 LNG탱크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다.
세진중공업은 또한 울산 동해1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사업에도 뛰어들어 글로벌 풍력발전회사들과 컨소시엄을 맺고 해상 풍력발전용 기자재 수주에도 힘쓰고 있다. 이 사업을 수주하면 트라이 플로터와 해상 풍력발전 변전설비를 제작하게 된다.
세진중공업은 글로벌 풍력발전 회사인 구스토엠에스씨(GustoMSC-NOV그룹)와 엔지 파브리콤(ENGIE Fabricom)과 협업해 울산을 시작으로 아시아 해상 풍력발전사업까지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해상풍력시장은 유럽에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차세대 시장으로 아시아 지역이 부상하고 있다.
양현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진중공업은 해외 대형에너지그룹의 유일한 해상풍력 아시아 생산기지로 거듭날 전망”이라며 “해외 에너지그룹은 세진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축해 아시아에서 공사되는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전무는 앞서 18일 윤종국 세진중공업 회장이 보유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세진중공업 최대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에 오른 윤 전무는 오너2세 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윤 전무는 세진중공업 창업주 윤종국 회장의 장남으로 2017년 세진중공업 신임 전무이사로 발탁돼 2세경영을 본격 시작했다. 그 뒤 생산과 영업, 공정관리, 인사 등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권 승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전무는 2017년 일승을 STX조선해양으로부터 인수합병해 세진중공업에 편입한 뒤 3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일궈냈다.
일승은 세진중공업에 편입할 당시 매출 77억 원을 냈는데 올해 매출은 2017년보다 50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윤 전무는 세진중공업 자회사 일승을 상장한 뒤에도 사업 확장을 계속 이어가며 세진중공업의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됐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윤 전무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세진중공업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