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중국업체들의 LCD 생산량 증가로 디스플레이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공장을 연이어 매각하며 대형패널과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역량을 집중하는 수익성 중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위협 현실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의 공세로 LCD패널 가격이 떨어지며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LCD패널 가격은 10월 말 기준으로 2월보다 40% 떨어진 데 이어 11월 들어서도 하락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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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들어 55인치 TV패널 가격은 10월보다 2%, 32인치~43인치 패널 가격은 3% 하락했다”며 “LCD패널 수요가 부진하고 재고가 늘어 하락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BOE 등 중국업체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LCD패널 생산시설을 대대적으로 증설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업체의 투자비용 가운데 60% 이상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생산시설 증설에 이어 세계 최초로 10.5세대 LCD패널 공장 건립에도 나섰다. 차이나스타 역시 11세대 LCD패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공장은 세대 수가 높을수록 더욱 큰 원판을 생산할 수 있어 패널 제품 생산에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가동중인 8세대 LCD패널 생산공장 건립 이후 2010년부터 LCD공장에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LCD패널 시장에서 현재는 국내업체들이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2018년부터 중국업체들에 추월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중국 패널업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해 디스플레이시장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며 “국내업체들은 LCD보다 대형 패널과 올레드패널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삼성디스플레이 체질개선 나서
박동건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사업 비중을 낮추고 대형 TV패널과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비중을 높이며 대응하고 있다.
박 사장은 최근 천안의 삼성디스플레이 5세대 LCD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장비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4세대 LCD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LCD 생산라인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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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
삼성디스플레이가 5세대 LCD공장을 중소형 올레드패널 공장으로 전환해 올레드패널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시설에 본격적으로 투자하며 중국업체들의 LCD시장 공세에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HS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는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 레노버 등 스마트폰업체들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시장에서 고객사에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사장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LCD패널에 집중하기보다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55인치 이상 대형패널과 올레드패널에 집중해 수익성 중심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대형 TV패널과 올레드패널 등에 집중한 성과로 3분기에 예상치를 뛰어넘는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발표에서 “LCD패널은 생산량을 줄이고 대형패널에 집중해 시장환경에 맞춰 대응하겠다”며 “올레드패널의 기술력을 높이고 고객사를 넓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