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자동차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 쌍용자동차가 티볼리 덕분에 8분기 만의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4분기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쌍용차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지난해 1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적자를 탈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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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
IBK투자증권은 쌍용차가 올해 4분기에 영업이익 27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도 쌍용차가 4분기에 영업이익 1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쌍용차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일등공신은 단연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볼리다.
쌍용차는 10월 내수에서 모두 1만8대를 팔았다. 2003년 12월 이후 12년 만에 월 1만 대 판매를 돌파했다.
티볼리는 5237대가 팔려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쌍용차가 한 차종을 월 5천 대 넘게 판 것은 창사 이래 티볼리가 처음이다.
티볼리는 소형 SUV로 분류되는 르노삼성차의 QM3,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에 비해서도 훨씬 많이 팔렸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티볼리는 3만4885대 팔린 반면 QM3는 1만9275대, 트랙스는 9797대 판매됐다.
세 차종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6만3957대인데 티볼리가 55%를 차지한 셈이다.
쌍용차는 올해 1월 티볼리를 출시했다. 티볼리는 2011년 쌍용차가 인도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동차다.
쌍용차는 티볼리 개발에 42개월의 연구기간과 3500억 원을 투입했다.
티볼리의 인기요인으로 색상과 디자인이 꼽힌다.
티볼리는 8가지 외관 색상과 5가지 조합의 투톤 색상을 도입했다. 인테리어 색상도 3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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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티볼리. |
소형 SUV인 만큼 주요 고객층을 20~30대 젊은층으로 잡고 개성을 중시하는 특성에 맞춰 소재와 색상을 고르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쌍용차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티볼리에 대한 의존도를 시급히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티볼리가 인기를 누리면서 쌍용차의 주력모델이던 코란도 시리즈의 판매는 오히려 부진하다.
쌍용차는 내년에 출시할 신차 역시 티볼리의 롱바디모델뿐이다. 당분간 티볼리와 티볼리 디젤, 티볼리 롱바디모델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쌍용차가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티볼리의 인기가 계속 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다른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