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월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공동방역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키기에 나서며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친문세력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려면 소원한 관계에 있는 '친문'과 관계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자신의 정치적 상황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4일 이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도를 넘은 것(悖倫)’은 경제와 민생을 살리려 위기극복에 전념하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국민은 안중에 없이 당리당략으로 국정 발목잡기 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보수야당 같다”며 안 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지사의 발언은 안 대표가 3일에 “박근혜 레이저 눈빛 닮아간다, 청개구리 대통령”, “빚내서 생색내고 미래세대에 갚게 하는 패륜정부” 등의 거친 표현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비난한 데 대응한 것이다.
이 지사는 안 대표의 발언을 ‘망언’이라고 표현한 뒤 “아무리 정치적 상대이고 감정이 있더라도 대통령은 안 대표를 포함한 5천만 국민이 뽑은 국가의 대표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며 “변한 것은 대통령 눈빛이 아니라 안 대표의 눈빛 같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의 비난과 관련해 이 지사의 대응은 친문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어떤 인사들보다 빨랐고 강도도 셌다. '친문'의 목마름을 적셔줄 시원한 '사이다'였던 셈이다.
이 지사가 201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문 대통령을 향해 강도 높은 공세를 펼쳤다는 점을 놓고 보면 확실한 태도 변화다.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향해 쏟아낸 거친 비판을 놓고 공개적으로 사과도 했다.
이 지사는 지난 7월28일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와의 인터뷰에서 "어느날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잠깐 해까닥 했다"며 "내가 좀 싸가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021년 4월 치러지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 민주당이 무공천을 해야한다고 발언했다가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친문쪽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그런 주장을 한 바 없다"며 물러서는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이처럼 친문의 마음을 돌리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은
이낙연 후보와 선두를 다투는 높은 지지율과 괴리가 큰 당내 지지기반을 확장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서는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강성’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의 지급방식을 놓고 보편지급을 주장하며 선별지급을 추진하는 이 대표와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 대표가 "소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선별지급을 추진하자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3일 이 대표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정책 논의 단계에서야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당정이 최종적으로 결정하면 당원의 한 사람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흔쾌히 따르고,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