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를 포기한 선택 자체는 경영자로서 옳은 판단일 수 있지만 거래 과정에서 정 회장이 보여준 태도를 놓고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쉬운 쪽은 이 회장이라는 점을 무기 삼아 협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커녕 시간을 끄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최대 2조 원가량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산업은행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플랜B의 대략적 윤곽을 공개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동성 지원이나 영구채 주식전환 등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경영이 안정되면 LCC(저비용항공사) 분리매각 등 구체적 관리방안은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재매각과 관련해서는 “시장여건이 허락한다면 재매각을 빨리 추진하겠다”며 “(매각 대상에는) 대기업도 다 열어 놓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매각이 무산되면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 역시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임기는 10일 끝난다.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이 없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회장이 자연스럽게 연임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 회장이 연임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더라도 일단 아시아나항공 거래나 지원은 마무리한 뒤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