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환 CJCGV 대표이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며 재무적 체력을 쌓은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영업손실에 따른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내년에 총수익스왑(TRS) 계약의 만기로 대규모 현금이 유출될 수 있는 만큼 추가적 자본을 확보해 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9일 극장가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높이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극장가도 관람객의 발걸음이 다시 줄어들고 있다.
최 대표도 이날부터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기 위해 CJCGV 상영관 내 좌석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8일 국내 전체 관객 수는 14만4632명으로 집계됐다. 임시공휴일이었던 17일 40만4966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8월 전체로 살펴봐도 가장 적은 수의 관객이 방문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최 대표로서는 CJCGV의 유상증자 이후에도 추가적 자본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CJCGV는 7월 유상증자를 통해 2209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조달한 자금규모가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인 2022억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2021년까지 만기를 앞둔 1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까지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CJCGV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재무부담을 낮출 수 있어 CJCGV에게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JCGV는 2018년 베트남 법인과 관련해 기업공개를 철회한 뒤 1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이자율이 회사채와 비교해 높은 탓에 금융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점에서 재무 건전성을 악화하고 있는 주요 요인인 총수익스왑 계약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CJCGV가 2021년 4월 총수익스왑 계약 만기 때 메리츠종금에게 지불해야하는 대금은 총 35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CJCGV는 그동안 회계장부에 평가손실로 반영해오면서 계약 만기에 따른 추가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대규모로 현금자산이 유출되는 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해 국내외 업황 회복 때까지 버틸 것이라는 시선이다.
CJCGV는 터키 사업을 위해 2016년 현지 기업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인수할 때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면서 재무적투자자인 메리츠종금증권과 총수익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최 대표의 선택지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CGV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자금조달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일시적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회사인 FN가이드에 따르면 CJCGV는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2022억 원을 본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손실 37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회사에서도 추가적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반기에 CJCGV의 신용도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추가적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적 완충능력의 보완 여부나 그룹사로부터 지원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 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