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인 윤인호 동화약품 고객감동본부 및 지원본부 전무가 '4세경영'을 앞두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박기환 대표이사 사장과 협력을 통해 부족한 경험을 쌓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윤인호 동화약품 고객감동본부 및 지원본부 전무. |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윤인호 전무가 동화약품의 지주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동화약품을 승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인호 전무는 2019년 11월에 '디더블유피홀딩스'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디더블유피홀딩스는 유리병 제조업체인 동화지앤피의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의 지분 15.22%를 들고 있다.
윤인호 전무→디더블유피홀딩스→동화지앤피→동화약품의 지배구조가 확립된 셈이다.
또 윤인호 전무는 7월20일 기준으로 동화약품 지분 2.3%를 들고 있어 윤도준 회장(5.13%)에 이어 개인주주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윤인호 전무는 2017년에 지분 0.88%을 보유한 이후 올해 들어 공격적으로 동화약품 지분을 늘려왔다.
올해 2월27일 주식 장내 매수를 시작으로 해 0.88%였던 윤인호 전무의 지분율은 7월20일 2.3%까지 늘었다. 작은 아버지인 윤길준 부회장(1.89%)을 제치고 확실한 2대 주주에 올랐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2013년에 동화약품에 입사해 8년 동안 경영수업을 받았지만 1984년 태어나 젊은 윤인호 전무가 124년 역사의 동화약품을 이끌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제약업계는 윤인호 전무가 현재 전문경영인인 박기환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과 공고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2008년 2월에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자리에 올랐던 조창수 대표이사 사장이 4년 11개월의 임기를 맡았던 것을 제외하면 2년 이상 재임한 전문경영인이 없다.
전문경영인의 잦은 교체는 경영안정성을 낮춰 실적에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너와 전문경영인 사이 불화설이 있는 것이 아닌가 바라보기도 했다.
이에 동화약품은 2019년 3월에 박기환 대표이사 사장을 단독대표로 선임해 이런 의혹을 불식시키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려는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윤도준 회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면서 윤인호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윤인호 전무는 최근 동화약품의 화장품, 보툴리눔톡신, 의료기기사업 진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제약사업에 집중해 온 사업영역을 넓히며 동화약품의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인호 전무는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2013년 동화약품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차장, 부장, 이사, 상무를 거쳐 2019년 3월에 동화약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동화약품은 1897년에 설립된 국내 최초의 제약사다.
일반의약품인 소화제 '활명수', 상처치료 연고제 '후시딘', 종합감기약 '판콜' 등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071억 원, 영업이익 99억 원, 순이익 94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