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년 임기의 7부 능선을 넘었다.
최 회장은 포스코 50년 역사상 첫 비엔지니어 출신 회장으로 취임 때부터 철강을 이을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 왔는데 얼마나 성과를 냈을까?
24일 포스코에 따르면 최 회장은 27일 취임 2돌을 맞는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27일 취임했다.
2년 동안 포스코의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미래 먹거리를 키울 체력을 닦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유동비율은 최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7년 164.3%에서 2018년 177.7%, 2019년 213.5%로 꾸준히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값인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포스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기획재무실장 등 재무분야에서 오래 일한 재무전문가로 포스코의 투자체력을 키운 점을 두고 최 회장의 공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최 회장이 탄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여온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최 회장은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사업, 2차전지소재사업, 식량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는데 이 사업의 몸집을 더욱 불리려면 돈 들어갈 일이 많다.
각 사업을 맡고 있는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계열사들이 차입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포스코는 현재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2분기 포스코케미칼과 포스코에너지의 차입금이 이전 분기보다 각각 5070억 원, 3326억 원 늘었는데도 포스코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9천억 원가량 감소했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7년 18조4511억 원에서 2018년 17조5654억 원, 2019년 16조2926억 원으로 계속 줄었다.
최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신사업 기틀을 닦는 데 더욱 매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신사업과 관련해 사업구조를 추가로 손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2019년 4월 액화천연가스(LNG) 미드스트림 사업구조를 손보며 액화천연가스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을 다진 것처럼 2차전지 소재사업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포스코케미칼에서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을 생산하고 포스코에서 리튬 개발사업을 맡고 있는데 사업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포스코의 리튬사업을 포스코케미칼로 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액화천연가스 도입과 트레이딩업무는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옮기고 광양 액화천연가스터미널은 포스코에너지로 넘기면서 액화천연가스 밸류체인을 강화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이 과정에서 광양 LNG터미널을 받아오면서 인천 LNG 복합화력발전소에 LNG를 직도입하는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게 된 데다 5557억 원가량의 차익까지 얻으면서 투자 재원도 확보했다.
액화천연가스 밸류체인은 가스 탐사 및 생산, 액화, 수송, 판매 등 ‘가스 생산에서 발전까지(Gas to Power)’ 액화천연가스 관련 사업을 일원화하는 것을 말한다.
최 회장은 취임 100일 때 내놓은 ‘100대 개혁과제’에서 신사업 추진을 내건 뒤 ‘철강사업에서 세계 최고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철강의 뒤를 잇는 강력한 성장엔진을 발굴해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포스코의 신사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만큼 이 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신사업이 포스코 연결기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1%대에 지나지 않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