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 방문객이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285만58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1%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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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있는 인천 국제공항 출국장. |
이는 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가장 많았던 2007년의 26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관광공사는 올해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급증한 것은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25일 기준으로 일본 엔화 100엔에 대한 원화 환율은 937.34원으로 1천 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일본 방문객이 많았던 2007년 당시 환율은 100엔 당 789원까지 떨어졌다. 엔화가 강세였던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일봉을 방문한 한국인은 연 평균 200만 명대 초반에 머물렀다.
올해 국내에 미주와 유럽 등으로 여행할 수 있는 장기 휴일이 드물었던 점도 일본 방문객 증가의 한 원인으로 손꼽힌다.일본 정부가 엔화약세 기조 속에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펼친 것도 한몫을 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 비자발급을 완화했다. 또 일본 유통기업들이 해외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각종 면세혜택도 이전보다 늘었다.
관광공사는 일본 정부가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저환율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일본을 찾는 한국인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이런 기조가 지속될 경우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서 한국이 일본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100엔 당 1천 원 미만의 엔저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데다 일본 항공사들이 앞다퉈 국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저비용 여객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일본은 지리상 가까워 쇼핑을 목적으로 한 여행객 수요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