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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김기남, 코로나19에도 삼성전자 메모리 초격차 지킨다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0-06-15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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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앞으로도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1위를 지킬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가 여전히 반도체사업 매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존재하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전문가인 김 부회장에 시선이 몰린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임한솔 기자

곽보현(이하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의 상황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김기남 부회장의 주력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사업에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와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임한솔(이하 임):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입니다.
 
곽: 임한솔 기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를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메모리반도체라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돈을 벌고 있는 곳이 바로 메모리부문이니까 이 부분을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임: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실적을 보면 매출이 65조 원 정도였는데 여기서 50조 원가량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기남 부회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다면 김기남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D램 1위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겠습니까?
 
임: 현재로서는 당분간 다른 기업들이 삼성전자의 D램 입지를 넘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극자외선 공정으로 D램 양산에 성공했기 때문이죠.
 
곽: 극자외선 공정이라. 더욱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이라고 들었는데 말이 낯설긴 하네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임: 반도체를 만들려면 웨이퍼라는 실리콘 원판에 빛을 이용해 회로를 새겨야 합니다. 이전에는 불화아르곤레이저 같은 빛을 사용했는데 이를 극자외선으로 대체하게 된 겁니다.

이 극자외선 공정은 빛의 파장이 짧아짐으로써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반도체 소비전력이 절약되고 성능이 더 향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성도 높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 불량률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고 합니다.
 
곽: 쉽게 말해 D램 성능을 기존보다 더욱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군요. 그럼 다른 기업들도 당연히 극자외선 공정을 사용하겠네요? 
 
임: 놀랍게도 현재까지 극자외선을 적용한 D램 생산 기업은 삼성전자뿐입니다. 그 이유는 극자외선 장비를 확보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 ASML이라는 기업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데 그마저도 2019년에 딱 26대만 만들었다고 합니다. 올해에는 생산량을 35대로 늘린다고 하지만 많지 않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곽: 26대나 35대나 정말 누구 코에 붙이는 수준인데요. 이 정도의 수량과 기술력이라면 가격도 만만찮을 게 분명한데, 어느 정도인가요? 

임: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대당 가격은 1대당 1500억~2천억 원 수준입니다.

곽: 2018년 이후 반도체 불황을 겪었던 기업들로서는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네요.

임: 하지만 삼성전자는 달랐습니다. 김기남 부회장이 선제적 투자를 결정하면서 D램 생산용 장비를 충분히 확보했고 관련 연구개발 인력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이전부터 극자외선 장비를 사용해 왔던 만큼 장비 구매가 상대적으로 더 쉬웠을 수도 있습니다.
 
곽: D램 말고도 극자외선 장비를 사용하는 데가 있나요?
 
임: 네. 바로 반도체 위탁생산, 파운드리 분야입니다. 

지난번에 이야기했다시피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 미세공정 수준을 높이는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렇게 반도체 미세공정을 확대하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가 극자외선 장비입니다. 

곽: 그럼 앞으로도 계속 삼성전자만 극자외선 D램을 출시할 수 있겠다고 판단되네요.

임: 일단 올해에는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이 돼야 극자외선 D램 양산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고 마이크론은 아직 구체적 투자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내년에는 DDR5 같은 차세대 D램도 삼성전자의 극자외선 공정에서 양산된다고 하니 삼성전자의 약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곽: 그럼 이제 낸드플래시를 살펴봅시다.

현재 삼성전자가 D램과 마찬가지로 낸드플래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셀을 쌓는 기술에서도 삼성전자가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임: 현재 기업별 낸드플래시 적층 단수를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28단 제품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이크론도 곧 128단 낸드플래시 생산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곽: 아니, 적층 수가 똑같은데 무슨 차이가 있는 건가요?
 
임: 비밀은 셀을 쌓는 방식에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128단 낸드플래시를 만들 때 한 번에 쌓습니다. 이것을 싱글스택이라고 합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64단 낸드플래시를 만든 뒤 이것을 두 개씩 잇는 방법으로 128단을 구현합니다. 더블스택이라고 하죠.

곽: 삼성전자가 이처럼 메모리반도체에서 초격차를 지킬 수 있는 이유에는 김기남 부회장의 역량이 크게 공헌했다는 말이 들리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 말씀대로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장, 메모리사업부장, 시스템LSI가업부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최고 전문가입니다. 2003년에는 ‘삼성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삼성 펠로우’에 선정되기도 했었죠.
 
현재 삼성전자는 글로벌시장에서 D램,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드라이브 IC칩(DDI),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점유율 1위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곽: 삼성전자 최고의 기술자로 인정받았다는 말이군요. 현재 상황을 보면 경영자로서 역량도 뛰어나고요 하지만 이전에도 이야기했다시피 김기남 부회장의 DS부문 대표 임기는 이제 1년가량 남았죠.
 
물론 연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삼성그룹에서 대표이사 연임이 쉽지 않고 본인 나이도 적지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는 김 부회장의 메모리반도체 역할론이 좀 약해질 것 같은데요.

임: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메모리반도체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시기이기 때문이죠.

일단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제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끝났다, 곧 메모리반도체 호황이 다시 시작된다, 그런 예측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올해 2월, 3월에 갑자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혼란에 빠진 걸로 압니다. 이제 메모리반도체 수요나 가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곽: 그럼 이 시점에서 김기남 부회장에게 맡겨진 역할은 뭔가요?
 
임: 올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투자규모를 조율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일단 김 부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존에 계획했던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삼성증권은 4월 초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평택사업장의 D램 생산라인 증설규모를 계획보다 축소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회장은 또 메모리반도체 용도에 따른 생산량을 어떻게 배분할지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곽: 예를 들면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재택근무하고, 집안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데이터를 많이 쓰게 되니까 서버용 반도체가 더 많이 사용될 거다, 그런 얘기군요.

이런 수요를 고려해 용도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생산량을 결정하지 않으면 재고가 쌓이게 되고요.
 
임: 그렇습니다. 결국 김 부회장이 코로나19 사태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곽: 김 부회장은 반도체 기술자에서 시작해 반도체 경영자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김 부회장이 지휘하는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경쟁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메모리반도체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눈여겨봐야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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