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스마트폰을 동원해 북미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미시장에서 이미 출시한 V60씽큐에 이어 매스 프리미엄을 표방한 LG벨벳 등 5G스마트폰으로 성과를 거둬 전체 스마트폰사업에도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24일 LG전자에 따르면 5월 들어 북미지역에서 Q70, K51 등 보급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투입하며 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Q70은 2019년 한국에서 50만 원대에 먼저 출시된 제품이다. 북미 모델은 후면 트리플카메라를 듀얼카메라로 하향하면서 가격이 350달러로 낮게 책정됐다.
K51은 2월 한국에서 Q51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제품인데 북미에서는 저가 라인업인 K시리즈에 편입되면서 150달러로 저렴하게 출시됐다.
최근에는 북미 이동통신사 부스트모바일을 통해 보급형 스마트폰 스타일로6를 출시했다. 가격은 220달러로 전작 스타일로5의 출시가격 230달러보다 낮다.
스타일로는 대화면에 스타일러스 펜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다. 2019년 출시한 스타일로5는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의 스마트폰 만족도 조사에서 80점으로 아이폰XR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반응이 좋았던 모델이다.
보급형 LTE스마트폰에 이어 5G스마트폰도 내놓는다. 3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V60씽큐를 북미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고 조만간 준프리미엄 스마트폰 LG벨벳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벨벳은 디자인을 앞세운 전략 스마트폰으로 LG전자가 기존 G시리즈를 정리하고 절치부심해 내놓은 새 스마트폰이다. 한국에 이어 가장 먼저 미국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LG전자가 100달러부터 900달러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북미시장에 계속 출시하는 셈이다. V60씽큐나 스타일로6 등은 한국에도 출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북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1분기 북미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2.6%로 3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나 애플의 점유율 30%대에 비해 격차가 존재하지만 LG전자 글로벌 점유율이 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
북미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세계 최대 시장이고 전체 스마트폰으로 봐도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연모 새 사업본부장체제에서 휴대폰사업 반등을 노리고 있는 LG전자로서는 북미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LG전자는 얼마 전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 출신의 정수헌 부사장을 해외영업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정 부사장은 스프린트에서 캘리포니아·네바다 지역대표를 역임했다.
정 부사장의 영입은 LG전자가 해외사업, 특히 북미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LG전자가 북미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새로 휴대폰사업을 책임지는 이연모 MC사업본부장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 본부장은 미국 법인 IT브랜드담당, 북미영업담당, 해외영업그룹장 등을 역임한 북미지역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LG전자 휴대폰사업이 20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익숙한 북미지역에서 성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미 스마트폰사업의 성과는 보급형 LTE스마트폰보다 고급 5G스마트폰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미 출시된 V50씽큐는 듀얼스크린과 뛰어난 성능에도 합리적 가격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LG벨벳이 이런 반응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IT전문매체 모바일시럽은 LG벨벳을 놓고 “플래그십 기기를 찾고 있다면 고려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휴대폰”이라고 평가했다. 폰아레나는 “흥미롭지 않지만 정말 좋은 휴대폰”이라며 평점 9.0점을 부여했는데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8.9점)보다 높았다.
다만 LG벨벳은 국내에서 성능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으로 초반 판매성적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폰아레나는 “벨벳은 V60씽큐와 비교해 여러 부분에서 타협했지만 예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LG벨벳의 국내 출시 가격은 89만9800원으로 약 730달러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