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강 사장은 지난해 말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오른 뒤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아 기분 좋게 출발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분기에 매출 3조4817억 원, 영업이익 2201억 원(CJ대한통운 실적 제외)을 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23.9%, 영업이익은 53.3% 늘었다.
코로나19로 1분기에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걸쳐 가정간편식, 내식 반찬, 대용식 등을 다룬 식품회사들이 선별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품목들은 CJ제일제당이 이전부터 주력해온 시장인 만큼 가장 두각을 타나냈다.
여기에 더해 CJ제일제당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으로 판매채널을 확대하면서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의 1분기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약 38%에 이르는데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에서 10%로 확대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어닝쇼크’를 겪은 뒤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익성 개선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 판매채널 정비 및 비효율 마케팅 정리 등의 노력을 해오고 있었는데 이런 전략이 제때 먹혀들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판촉행사가 감소하면서 마케팅비 부담도 줄어들어 실적은 더 좋아졌다.
강 사장은 앞으로도 온라인채널을 통한 식품 판매에 공을 들이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고수익성 제품인 신선식품 등도 쿠팡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물량을 늘리겠다”며 “만두 및 가정간편식 제품을 찾는 수요가 높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비중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히던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도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며 순항하고 있다.
미국 슈완스 인수효과로 가공식품의 미국 매출이 135% 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42%)과 베트남(108%), 독일(179%)에서 고르게 매출이 증가했다.
강 사장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대표이사에 오른 뒤 3월 CJ제일제당 주총에서 안정적 수익창출과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는데 첫 단추가 잘 꿰어진 셈이다.
다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20년 1분기 CJ제일제당 식품부문 영업이익률은 5.1%로 나타났다.
2016년 1분기 10.2%에서 2017년 1분기 7.5%, 2018년 1분기 8.9%, 2019년 1분기 5.9%로 전반적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는 흐름이다.
가정간편식 등 식품시장은 시장 경쟁 심화, 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2016년 이후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데 여전히 큰 흐름에서는 못 벗어나고 있다.
2분기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오프라인 판촉행사가 다시 시작되는 만큼 판촉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다시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또 코로나19로 해외 B2B(기업 사이 거래)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린 점도 아쉬운 부문이다.
1분기에 외식 감소로 다시다 등 고수익 제품의 B2B 매출이 쪼그라든 데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별다른 진척을 이뤄내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슈완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현재 30% 미만에 불과한 B2B 매출비중은 끌어올리려 했지만 코로나19로 B2B사업 확장은 사실상 중단됐다.
B2B사업은 주로 장기계약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B2C(기업과 개인 거래)와 비교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도 불구하고 소비패턴 변화에 적합한 CJ제일제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2분기에 개학 지연 등을 감안해 B2B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상화시기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