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장을 다시 열었지만 3분기까지는 예년 실적을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고객층이 있는 중국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이 10월은 돼야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본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7일 그랜드코리아레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실적을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6일 재개장과 함께 비상경영체제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회복시점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그래도 문을 닫아두는 것보다 국내에서 사업 등의 이유로 머무르고 있는 외국인 고객이라도 잡는 것이 낫기 때문에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유태열 사장은 재개장에 맞춰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종식를 대비해 인력 운영, 예산 절감 등 종합계획을 세우며 경영 안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 중순 이후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는 세븐럭 카지노 이용객의 40~45%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매출 회복을 기대하기에도 쉽지 않다.
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에 공개된 항공통계에 따르면 2019년 3월 한 달 동안 중국과 인천을 오간 항공편은 모두 7408편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모두 1823편으로 75%나 줄었다. 하루 평균 항공편이 60 여편에 불과한 셈이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급감한 항공편의 회복은 더디다.
5월 둘째 주 주말인 8일부터 10일까지 인천과 해외 각 도시를 오갈 모든 항공편 533편 가운데 인천과 중국을 오갈 항공편은 모두 82편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루 평균 27편 수준으로 급감한 3월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중국 항공편이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시점을 이르면 10월경으로 바라본다.
일본쪽은 사정이 더 좋지 않다.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포한 4월9일부터 약 한 달 가까이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많게는 500명대, 적게는 100명대를 보인다.
세븐럭 이용객 가운데 일본인 비중은 30~40% 정도다.
이렇듯 외국인 수요는 불확실한데 외국인 전용 카지노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그랜드코리아레저 실적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은 상반기 안에 제주도에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운영하고 있는 3개의 카지노 영업장을 모두 합한 정도의 대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를 개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안에 롯데관광개발이 제주도에 대규모 카지노 복합리조트 개장을 앞두고 있다"며 "수요도 불확실한 상황인데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우려요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랜드코리아레저 측은 “카지노 공급이 늘어나는 것은 부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카지노사업을 시작한 뒤 오히려 파라다이스만 있을 때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카지노사업 규모가 전체적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비상대책회의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랜드코리아레저는 공기업으로서 임직원이 합심해 경영안정화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및 지역경제와 상생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