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어려운 시장여건 속에서도 기술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중동뿐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 해외 신규수주를 추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통적으로 화공플랜트에 강점이 있는 건설사로 2019년 기준 해외사업 비중이 60%가 넘을 정도로 높다.
나머지 40%가 채 안되는 국내 일감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그룹사 산업설비 공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1분기까지 신규수주 1조2천억 원 가운데 약 3천억 원가량을 해외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수주실적보다 50% 높여 10조5천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채우려면 해외에서만 앞으로 6조~7조 원 수준의 일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아랍에미리트(UAE) 하일앤가샤 가스개발 프로젝트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대되는 해외수주 후보군이 많은 건설사로 꼽히는데 해외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해외 코로나19 진정세와 유가 변동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플랜트, 말레이시아 사라왁 가스플랜트 등 현재 기본설계(FEED)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EPC(설계·조달·시공) 전환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는 점은 차별화한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멕시코 정유플랜트 프로젝트는 멕시코 필수 재정사업에 뽑히는 등 사업추진이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에 상관없이 차질 없이 진행하라”고 주문할 정도로 의지를 담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 말레이시아 프로젝트의 EPC 수주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각각 25억 달러, 1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기본설계는 프로젝트의 설계(Engineering) 앞단에서 이뤄지는 작업으로 향후 EPC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기본설계 수주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선진화한 기술력이 필요해 국내 건설사들에게 취약한 분야로 거론된다.
최성안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 30년 넘게 몸담은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8년 1월 취임한 뒤 2년 동안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7년 470억 원에서 2019년 3900억 원으로 대폭 늘었다.
특히 화공플랜트부문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기본설계 수주를 확대하는 데 힘을 썼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최근 2~3년 동안 기술력에 집중해 기본설계와 EPC 프로젝트를 연계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이해도가 높은 만큼 EPC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면 수익성 등 여러 측면에서 수행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해외수주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올해 초 본계약을 한 알제리 정유공장 프로젝트 등 4조 원가량을 지난해 실적에 포함하면서 작년 수주목표 6조6천억 원을 4천억 원가량 뛰어넘었다.
최 사장은 2021년 1월까지 임기를 1년이 채 안 되게 남겨두고 있는 만큼 남은 올해 성과가 중요하다.
최 사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글로벌시장 위기에도 기본설계 역량과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톱 EPC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