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각각 내놓은 신차 XM3와 트레일블레이저가 판매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은 각각 4년 만, 6년 만에 내놓는 신차라는 점에서 두 차량에 기대가 컸는데 경쟁차가 없고 있음에 따라 엇갈린 판매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보인다.
▲ 르노삼성차의 XM3.
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XM3는 3월9일 출시된 뒤 4월30일까지 모두 1만1914대 팔렸다.
XM3 인기는 SM6, QM3, QM6 등 한때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를 책임졌던 모델들과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XM3는 영업일 기준 49일 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기존 SM6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SM6는 판매량 1만 대를 넘는 데 영업일 기준 61일이 걸렸다.
경쟁차가 없었다는 점이 XM3의 흥행에 밑거름이 된 것으로 보인다.
XM3를 소형SUV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사실상 XM3는 세단과 SUV의 특성을 더한 쿠페형SUV로 국내 완성차기업이 내놓은 차량 가운데에는 경쟁모델이 없다.
르노삼성차는 쿠페형SUV 수요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더욱이 XM3의 ‘가성비’를 바탕으로 ‘생애 첫 차’ 수요층을 공략하는 데도 성공했다. 보통 소형SUV, 준중형세단 등이 생애 첫차로 인기가 높은데 XM3는 이 수요층의 눈길을 끈 것으로 파악된다.
르노삼성차 내부자료에 따르면 XM3 고객들은 이 차를 소형SUV의 대안으로 볼 뿐 아니라 준중형 및 중형세단, 중형SUV의 대안으로까지 여기는 점이 확인된다. XM3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2.8%가 중형 또는 준중형세단을 사려다가 마음을 바꿨으며 10.3%가 중형SUV 구매를 검토하다가 XM3를 고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는 경쟁차 기아자동차 셀토스의 높은 벽을 넘는 데부터 예상과 어긋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넉넉한 몸집을 앞세워 소형SUV와 준중형SUV 수요층 모두를 흡수한다는 전략을 폈다. 셀토스와 정면으로 맞붙는 쪽을 선택한 셈이다.
▲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의 몸집을 셀토스보다 키우면서도 가격을 엇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셀토스를 넘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으로 보인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전장, 전폭, 전고 등에서 모두 셀토스를 앞지른다.
특히 실내공간의 크기를 가늠하는 잣대인 휠베이스도 셀토스와 비교해 10mm나 길다. 이런데도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가격은 시작가격을 기준으로 셀토스보다 고작 29만 원 높다.
하지만 브랜드 신뢰도 차이 등에서 셀토스라는 경쟁차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수요층을 공략한다는 이유에서 트레일블레이저의 등장으로 셀토스가 판매에 타격을 입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는데 셀토스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셀토스는 2019년 7월 출시된 뒤 12월까지 매달 평균 5300대가량의 판매성적을 거뒀는데 올해 1월 트레일블레이저가 등장한 뒤에도 비슷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셀토스는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4월까지 월평균 4500대가량의 판매량을 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는 XM3보다 두 달 먼저 출시됐는데도 누적 판매량을 기준으로 판매량이 XM3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4월에는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같은 회사의 스파크보다 374대 적은 판매량을 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월16일 출시돼 4월 말까지 모두 5552대 팔리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