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가 자체 기술을 이용해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효능을 높인 유방암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다.
박 대표는 지난해 기술수출을 통해 알테오젠 적자를 줄이는 데 성공했는데 유방암 치료제의 기술수출에도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 흐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29일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유방암 치료제 ‘ALT-P7’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다.
미국 임상종양학회는 종양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로 바이오벤처와 제약사들이 최신 연구결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알테오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학회에서 임상종양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ALT-P7의 임상1상 결과를 공개한다.
ALT-P7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항암 치료제 ‘허셉틴’을 개량한 바이오베터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기반으로 효능이나 안전성, 편의성을 개량한 의약품을 말한다.
박 대표는 자체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 기술인 ‘넥스맵’을 활용해 ALT-P7이 원하는 부위에서만 약효가 나타날 수 있도록 효능을 높였다.
박 대표는 이번 학회 발표를 통해 ALT-P7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알테오젠의 유방암 치료제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한 다이이치산쿄의 유방암 치료제가 8조 원대로 기술수출되면서 알테오젠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학술대회는 기술수출의 장”이라며 “2018년 초록을 통해 기술을 발표했던 룩소온콜로지는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매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현재 ALT-P7의 기술수출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ALT-P7의 긍정적 결과가 발표된다면 관련 논의가 급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박 대표는 지난해 연구개발하고 있는 기술을 수출해 수익을 내면서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ALT-P7까지 기술수출에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흐름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알테오젠은 2019년 11월 다국적 제약사에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원천기술 ‘ALT-B4’를 1조6천억 원에 기술수출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기술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2019년 영업손실 규모를 2018년보다 59억 원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4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방암 치료제는 다국적제약사와 기술수출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 임상2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을 이끄는 박 대표는 연세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럭키화학(LG생명과학)과 드림파마, 바이넥스 등을 거쳤다.
박 대표는 2008년 특정 단백질이 사람 몸속에서 오래 유지되는 지속형 기술을 기반으로 알테오젠을 설립했다. 알테오젠은 2014년 말에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