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도식 커리어케어 채용컨설팅본부 상무. |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높은 안정성과 비교적 편안한 업무환경으로 몇 년 전부터 구직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폭은 넓지 않아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기업문화가 상당부분 바뀌고 있고 정부의 고용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부터 모든 공공기관에 도입되는 임금피크제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기업의 임금부담이 줄면서 신규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채용방법에서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 도입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NC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 기술, 태도, 자격 등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이다. 올해 100개 공공기관이 NCS를 도입했고 2016년 산하기관 등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인 커리어케어(www.careercare.co.kr) 채용컨설팅사업본부 민도식 상무는 18일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이 스펙 중심에서 직무역량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 트렌드가 어떻게 달라졌나?
“스펙에서 직무역량으로 중요성이 옮겨간 듯하다. 대다수의 공기업, 공공기관은 대규모 공채를 통해 인재를 선발해 왔다.
수많은 지원자들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인재를 짧은 시간 내 선발하려 하다 보니 쉽게 수치 비교가 가능한 스펙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채용방식은 조직에 몰입해 높은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Right People’보다 조직에 잘 적응해 부여 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Generalist’ 선발을 낳았다.
그러나 이렇게 선발된 인재는 본인이 담당할 직무에 대한 사전정보가 많지 않아 직무와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과 직무 특성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려는 것이다.”
- 직무역량중심 채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공기업, 공공기관의 인재선발 절차는 대개 전공시험, 인적성검사, 면접 등의 절차로 이루어진다. 직무역량 중심의 채용은 이 중 면접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전통적 면접은 후보자의 인성, 조직적합성을 파악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직무역량 중심 채용에서 면접은 직무상황에 맞는 구조화한 면접이다. 일반적 질의응답이 아닌 실제 직무상황에서 지원자의 행동양식을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가요소에 맞는 면접과제와 객관적으로 이를 평가할 수 있는 면접관의 역량이 특히 중요하다.”
- 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채용제도에 대한 구직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구직자들은 새로운 장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직무역량중심의 스펙초월채용 도입 초기 평가의 객관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동안 스펙을 쌓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매몰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했다.
구직자들은 취업을 위해 준비할 것이 더 많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탓도 있다.
NCS 기반 채용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직무별로 규정하는 최소자격요건(Minimum Qualification)과 평가요소가 다르다 보니 구직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다.”
- 공기업, 공공기관의 반응은 어떤가?
“새로운 채용제도 도입을 위해 커리어케어와 같은 채용컨설팅 기관에 선발도구 설계와 면접관 교육 등 채용컨설팅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과 직무 특성을 반영해 지원자가 가상의 업무상황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면접관들도 해당기업의 면접관으로 많은 면접경험을 갖고 있지만 처음에 낯설고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지원자들보다 과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명확한 기준에 맞게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숙해진 뒤 지원자간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는 반응을 보인다. 다른 선발도구보다 타당성있다고 평가한다.”
- 올해 하반기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채용전망은 어떠한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채용규모의 변동이 심하지 않다. 정책기조에 맞춰 신규채용을 늘리려고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는 NCS 기반 채용의 도입기였다. 상반기 채용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진행하지 않았던 기관들이 최근 들어 NCS 채용 관련 문의를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수의 기관이 NCS를 도입하기 위해 채용을 하반기로 미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용이 전반적으로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간 규모로 보면 큰 확대는 아니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라 일부 신규채용 증가도 예상된다.”
- 공기업과 공공기관 입사를 위해서 구직자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국내에 수많은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있는데 그동안 유사한 공기업이면 자격과 선발기준이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직무역량 중심, NCS 기반 채용이 도입되면서 앞으로 각 기관의 특성과 직무에 맞는 선발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하게 된다. 여러 기관 채용을 동시에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뻔한 소리 같지만 구직자들은 직무역량중심 채용의 확대를 대비해 해당직무에 맞는 교육과 경험, 자격을 갖춰야 한다. 고용시장은 지속적으로 직무중심으로 변해 갈 가능성이 높아 자신이 원하는 직무 관련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선호하는 인재상은 사기업과 어떤 차이가 있나.
“정부의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 제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고위공무원단의 평가 역량은 크게 사고역량군, 업무역량군, 관계역량군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 기관의 특성에 따라 인재상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공기업, 공공기관이 선호하는 인재는 일반적으로 기획력, 직무 전문성과 조직관리 능력, 원활한 의사소통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민간기업이 가시적 성과를 주로 평가한다면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성과창출을 위한 조직과 개인의 역량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 하반기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한다면.
“NCS의 도입으로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도 도입의 초기인 만큼 기존의 채용방식과 확연히 다른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5년 하반기 채용은 기존의 채용방식에 일부 NCS 방식을 적용하는 수준일 것이다.
지원자들은 지원하려는 기관을 충분히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면접위원으로 참여했을 때 지원자들의 사전준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 보면 상당수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검색하는 수준이었다.
물론 지방 사업장을 방문한다거나 하는 답변도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면접에서 차별성을 갖기 힘들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원자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해당기업에 입사하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 보이면 좋겠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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