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기자 jskim@businesspost.co.kr2020-04-05 06:30:00
확대축소
공유하기
미래통합당 문병호 후보가 보수로 변신해 3선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중량감으로 4선 고지에 오를 것인가?
서울 영등포구갑 총선구도가 흥미진진하다.
▲ 미래통합당 문병호 후보(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후보.
5일 서울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통합당 문 후보는 열린우리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국민의당을 거쳐 통합당 간판으로 선거에 나선 만큼 이번 선거에서 이념 정체성에 의품을 보이는 보수 유권자를 얼마나 설득할지 주목된다.
문 후보가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에 투신한 전력에 비춰 보면 상당히 낯선 간판을 달고 있는 셈이다.
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보수 지지 유권자의 결집을 노리고 있다.
그는 3월27일 인천 부평갑에 출마하는 통합당 정유섭 후보의 유튜브에 출연해 “지난 3년 대한민국의 경제와 외교가 많이 망가졌다”며 “능력의 바닥을 드러낸 문재인 정부에 회초리를 드는 것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준공업지역 용도 조정을 통한 주거 및 사업환경 개선, 공공주택사업 조기 추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문 후보가 정치적 고향인 민주당을 떠나 대척점에 서 있는 통합당으로 정당을 옮겼다는 점이 약점일 수 있다.
일부 통합당 지지자들이 문 후보의 이력을 탐탁치 않게 여길 수 있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배신자' 응징을 위해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마지를 옮긴 점도 부담이다. 문 후보는 원래 지역구인 인천 부평갑에 통합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공천관리위원회는 그를 서울 영등포갑에 전략공천했다.
문 후보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과 인천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한 진보적 법조인이다.
그런 이력을 바탕으로 문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인천 부평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5년 12월에 열린우리당의 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참여했는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면서 바른미래당에 합류했다.
이어 2019년 10월27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2020년 1월29일 보수통합 논의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합류하면서 미래통합당으로 다시 당적을 옮겼다.
민주당 김영주 후보는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내걸고 4선에 도전한다.
현재 코로나19로 대규모 선거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용해 의정활동 성과를 알리고 골목마다 발로 뛰면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4월2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신안산선 복선전철 착공,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신길복합문화체육센터 유치를 이끌어 냈다”며 “앞으로 4년 안에 제2세종문화회관 조기완공, 영등포 쪽방촌 철거와 주상복합타운 건설, 의료특구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해내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갑은 중도성향의 지역으로 평가된다. 2000년 16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보수정당 후보가 2번(17대, 18대), 민주당계 후보가 3번(16대, 19대, 20대) 당선된 지역이다.
2012년 19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김 후보가 각각 7.16 %포인트, 5.5%포인트 차이로 당선됐다.
영등포갑에는 김 후보와 문 후보 이외에 정의당 정재민 후보와 국가혁명배당금당 안성우 후보가 출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