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 상무가 SK네트웍스의 ‘양 날개’인 SK렌터카와 SK매직 모두에 발을 담그게 됐다.
SK네트웍스의 미래 먹거리인 렌털사업에서 ‘경영수업’을 받는다.
19일 SK렌터카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상무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사회 제출 의안을 심사해 회사의 주요 결정에 참여하는 직책이다.
최 상무는 현재 SK매직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최 상무가 SK렌터카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게 된다면 SK렌터카와 SK매직의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모두 참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최신원 회장이 아들인 최 상무에게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받게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렌터카와 SK매직은 SK네트웍스가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면서 새롭게 주력사업으로 떠오른 렌털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회사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올해 각종 경영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사업을 들여다보는 것은 SK네트웍스 렌털사업 전반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SK렌터카는 올해 렌터카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롯데렌터카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렌터카는 2020년 1월1일부터 AJ렌터카와 통합 운영을 시작했다. 2019년 3분기 기준 렌터카업계 1위인 롯데렌터카의 시장 점유율은 23.4%다. SK렌터카와 AJ렌터카의 점유율을 합치면 20.7%가 된다.
SK렌터카가 개인 장기 렌터카, AJ렌터카가 단기 렌터카 사업에 각각 강점을 지니고 있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살피면 1위 싸움을 충분히 해볼만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SK매직 역시 올해 생활가전 렌털업계 2위 자리를 놓고 LG전자, 쿠쿠홈시스 등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매직은 그동안 계정 수 기준 생활가전 렌털업계 2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최근 LG전자의 도전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말 기준으로 렌털 계정 수 200만 개를 달성해 SK매직의 180만 개를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쿠홈시스 역시 해외 계정을 모두 합치면 쿠쿠홈시스가 업계 2위라고 내세우고 있다.
SK매직에는 올해 최 상무의 ‘경영수업’에 훌륭한 교재가 될 수 있는 이슈들이 많다. SK매직은 올해 안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SK네트웍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상무가 SK네트웍스 주요 자회사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게 된 것을 놓고
최신원 회장이 SK네트웍스의 경영권을 최 상무에게 넘기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최 상무는 2019년부터 SK그룹 지주사인 SK 주식을 조금씩 매수해왔다. 최근 SK 주식을 일부 매도하기는 했지만 이는 증여세 납부를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상무는 여전히 SK그룹 오너일가 3세 가운데 SK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20년 3월2일 기준 최 상무가 보유하고 있는 SK 지분은 0.59%(42만4398주)다.
SK가 SK네트웍스 지분 39.12%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것을 살피면 SK 지분율을 늘리는 것이 SK네트웍스 지배력을 확보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최신원 회장은 올해 69세로 현재 SK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일가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보다 아홉 살 많다.
최 상무는 1981년 태어나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09년 SKC에 과장으로 입사했으며 2019년 1월부터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