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장으로 내정된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기획전략과 디지털 전문가로서 강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손 내정자는 NH농협은행의 경영전략인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사업 진출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손 내정자가 은행장에 오르면 역대 NH농협은행장 가운데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출신으로는 3번째다.
손 내정자는 경남 진주 출신인데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영남권 조합장들의 지지에 힘입어 농협 회장에 당선된 만큼 '보은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NH농협금융지주가 17일 새 NH농협은행장에 손 부사장을 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하기 앞서 전날 열린 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손 부사장이 은행장 후보로 추천됐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NH농협은행장 선임은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논의된다.
공식적으로는 농협중앙회로부터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만 임원후보 추천위원인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의 뜻이 충분이 반영될 수 있다.
현재 정재영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이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는데 이 회장이 낙생농협 조합장을 3선까지 지낸 바 있는 만큼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손 부사장이 은행장에 내정되면서 금융지주 부사장 자리는 NH농협은행장이 거쳐 가는 주요보직이 됐다.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역대 은행장 4명 가운데 김주하,
이경섭 등 2명이 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NH농협은행장에 올랐다.
신충식 전 NH금융지주회장이 초대 NH농협은행장을 겸했던 만큼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을 제외하면 모두 금융지주 부사장 출신이 NH농협은행장에 오르는 셈이다.
NH농협은행의 핵심 경영전략인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진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도 금융권의 주요 관심이 디지털과 해외진출인 만큼 NH농협은행의 경영전략을 수정하기보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 및 강화하기로 하고 손 내정자를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손 내정자는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국내 금융권에서 디지털금융 1세대로 꼽힌다.
NH농협금융지주는 관계자는 "앞으로 디지털경영 혁신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손 내정자는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시절 국내 은행 최초로 오픈뱅킹의 기반이 되는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도입해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혁신을 이끌었다.
2015년 금융권 최초로 설립된 'NH핀테크혁신센터'의 소장을 맡아 ‘NH핀테크 오픈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핀테크기업들이 농협의 금융 API를 활용할 수 있는 지원 기반을 만들었다.
핀테크기업과 협업 기반 마련했던 만큼 은행장에 공식 취임한 뒤에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의 입주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데 더 힘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는 NH농협금융이 초일류 디지털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해 서울시 서초구에 조성한 금융권 최대 규모(2080㎡)의 디지털 특구다.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와 NH핀테크혁신센터로 구성됐다.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이 ‘디지털 탐험가’를 자처하며 디지털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손 내정자는 디지털을 NH농협은행에 ‘정착’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의 해외사업을 강화해야하는 점도 손 내정자의 과제로 꼽힌다.
NH농협은행의 글로벌사업 진출은 다른 시중은행보다 더딘 편이다. 첫 해외지점 설립이 2013년일 정도로 진출 시도 자체가 늦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후발주자로 꼽힌다.
손 내정자는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겸 NH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사업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농협의 해외사업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농협중앙회 농협미래경영연구소장도 거쳤다. 농협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에 이해도가 높아 효과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 내정자는 농협협동조합중앙회 기획실 팀장, NH농협은행 창원터미널 지점장 및 서울대지점장,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실장, 미래경영연구소장,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NH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