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자금을 많이 투입하게 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을 계속 안고 갈지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 정몽규 HDC그룹 회장.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심사 마무리와 유상증자 및 잔금 지급절차를 남겨뒀다.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항공업황 악화로 인수철회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왔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4월까지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는 등 인수과정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7조80억원, 영업손실 4274억원을 냈다.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을 낸 것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순손실은 8377억원으로 전년보다 327%나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에 접어들면서 항공업황이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2002년 중국 남부 광둥지방에서 발생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SARS) 사태 때도 항공업 회복에 9개월가량 걸린 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로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입국규제 강화가 늘어남에 따라 3월9일부터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일본여행 자제 움직임으로 축소했던 일본 노선을 대체하기 위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노선을 넓혔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모든 국제선의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노선의 중단기간을 겨울 시즌이 끝나는 3월28일까지로 잡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어 4월 이후 상황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까지 늘리거나 2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HDC)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가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이내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HDC그룹이 에어부산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데 2천억 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자금부담 때문에 매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업황이 악화된 시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고심에 빠질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에어부산은 비교적 안정화된 항공사로서 부산경남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어 매각을 검토한다면 지역사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아울러 항공업황이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HDC그룹에게 에어부산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