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도 ‘코나EV’를 앞세워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까?
현대차는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를 모두 8만 대 판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데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양산모델이 줄줄이 등장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ID.3’가 여름쯤 유럽에서 출시된다.
ID.3의 후속모델인 ‘ID.4’도 올해 안에 유럽 전기차시장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ID.3와 ID.4는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에서 생산되는 첫 번째, 두 번째 모델로 차종은 각각 해치백, SUV 등이다.
폴크스바겐은 유럽 자동차시장의 절대강자로도 불리는 만큼 두 모델이 등판하면서 전기차시장에서 완성차 브랜드 사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ID.3는 3일까지 사전예약 대수 3만7천 대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2020년 1월 유럽에서 모두 7만4663대의 전기차가 팔렸다는 점에 비춰보면 ID.3의 인기를 짐작해볼 수 있다.
현대차도 폴크스바겐의 전기차 공세에 따른 타격을 피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현대차는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통해 전기차 양산을 본격화하는 만큼 올해는 기존 인기모델인 코나EV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소비자의 불만을 줄이는 방식으로 코나EV의 판매량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을 선점해 타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3월부터 코나EV를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도 생산하고 있는데 유럽 소비자들 사이 출고 대기기간이 길다는 불만이 많았던 만큼 이를 잠재우기 위한 의지로도 보인다.
또 독일에서는 1월부터 코나EV를 대상으로 무상보증 기간을 5년에서 8년으로 대폭 확대했다. 유럽에서 수입차 브랜드인 현대차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사후서비스 역량을 강화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증권업계도 폴크스바겐의 전기차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현대차가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판매량을 꾸준히 늘릴 것으로 바라봤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유럽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지난해부터 의미있게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3월부터 현지 생산물량을 판매하며 이러한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19년 코나EV 인기를 발판삼아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린 수 있었다.
코나EV는 세단 일색인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보기 드문 SUV라는 점,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길다는 점 등 때문에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코나EV는 2019년 서유럽에서만 모두 2만1790대가 판매됐다. 코나EV는 유럽에 2018년 7월 출시됐는데 그 해에는 모두 3563대 팔렸다.
2020년 1월에는 2442대 판매돼 판매량이 2019년 1월보다 28.5%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