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가 코로나19 확산을 기회로 삼아 중증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인다.
조 대표는 현재 중증패혈증을 치료하는 의약품이 없기 때문에 빠른 임상 진행으로 성과가 구체화되면 다국적제약사에서 기술이전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리버리의 중증패혈증 치료제 ‘iCP-NI’가 코로나19의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조 대표가 창업한 바이오벤처회사다. ‘약리물질의 생체 내 전달기술’을 이용한 신약을 개발해 기술이전하는 것을 사업모델로 하고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감염자들에게 발생하는 폐렴의 원인인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하는 iCP-NI의 임상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는 초기 증상이 발열, 기침 등으로 나타나 감기와 유사하지만 점차 중증폐렴으로 진행돼 사망에 이르게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말한다.
iCP-NI는 동물실험에서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은 줄이고 염증 억제 사이토카인은 늘려 대조군 대비 100% 생존율을 보였다.
조 대표는 현재 임상 진입일정을 줄이기 위해 국내 상급종합병원들과 임상자문계약을 맺고 임상에 필요한 시료를 생산하고 있다.
iCP-NI가 코로나19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2000년대부터 개발을 진행해 왔던 신약 후보물질이다.
조 대표가 미국 밴더빌트대학교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미국 국방성으로부터 연구비를 받아 생화학무기 대응물질로 개발한 것이 초기 iCP-NI다.
다만 iCP-NI는 현재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막는 치료제로 당장 사용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 진입을 앞당기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조 대표는 하반기 정도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임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대표의 최종 목표는 iCP-NI의 기술이전이다.
바이오벤처회사가 iCP-NI를 상용화 단계까지 직접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임상개발 능력과 판매망을 갖춘 다국적 제약사로 기술이전을 꾀하는 것이다.
현재 중증패혈증을 치료하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다국적제약사에서 기술이전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다국적제약사들은 자체개발보다는 기술이전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유일한 중증패혈증 치료제였던 일라이릴리의 자이그리스가 2011년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에 iCP-NI는 임상 진척에 따라 가치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셀리버리 관계자는 “현재 많은 중국 제약사들에게 협업 등을 제안 받은 상태”라며 “몇몇 업체와는 구체적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