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의 기간과 비용을 줄여줘 제약사의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보편화된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제약사들이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인수, 투자, 공동개발 등의 방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에 주목하는 까닭은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여 출시하기까지 평균적으로 15년의 시간과 1조 원에서 2조 원가량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신약 연구개발 과정에 도입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선별해 내면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해외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이자와 노바티스, 사노피 등 다국적 제약사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회사들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며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시장 규모는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40억 달러(약 4조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제약사들도 다양한 형태로 인공기능 기술을 연구개발에 적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바이오회사 스탠다임과 공동연구 계약을 맺고 스탠다임의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항암과 비알콜성 지방간염 등의 분야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회사를 자회사로 둔 SK도 신약 개발 기술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스탠타임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인공지능을 활용해 의료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비케어를 인수했다. 유비케어가 지닌 데이터를 신약 개발과 영업망 확대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정부에서도 제약사들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을 시작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모두 277억 원을 투자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도 올해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는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이 제약업계에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정착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안드레아스 벤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박사는 지난해 열린 ‘AI 파마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은 아직 화학적, 생물학적 데이터의 특성상 약물 발견 영역에서는 초기단계”라며 “실질적 약물 발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