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기자 kwyoung@businesspost.co.kr2020-02-13 17: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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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 4월 총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어느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질까?
김 의장의 출마 선거구로는 경기 일산지역이 유력하게 꼽히지만 호남3당 통합의 파괴력이 예상보다 세면 호남에 출마할 수도 있다.
▲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13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의 김홍걸 의장 공천은 총선 판세에 따라 전략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은 공천을 놓고 민주당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긴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1월13일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 선택이나 비례 대표 출마 등은 당에서 순리대로 정리가 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만큼 김 의장을 어디에 배치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들은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통을 잇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으려고 김 의장이 민주당 깃발을 들고 나와 낙선하게 되면 민주당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업인 한반도 평화와 남북 교류협력에 기여하려는 뜻을 지니고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며 “당에서도 김 의장을 무조건 이기는 곳에 공천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의 출마 지역구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고양시병(일산동구)과 고양시정(일산서구)이 유력하게 꼽힌다.
일산동구는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3.37% 득표율로 18.63%에 그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제친 곳이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5.34% 득표율로 34.50%에 머문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눌렀다. 이재준 고양시장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57.11%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했다.
일산서구는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3.73% 득표율로 18.29%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앞섰다.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6.71% 득표율로 34.78%에 그친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눌렀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60.05%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했다.
특히 고양시병 선거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산 사저(일산동구 정발산동)가 있는 곳이다. 김 전 대통령이 서울 동교동 생활을 정리하고 경기 일산에 정착한 지 2년여 만에 제15대 대통령에 당선해 의미가 깊은 지역이기도 하다.
반면 김 의장이 호남 지역에 나올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호남 지역구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로 출마해 민주당의 호남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관측의 배경에는 '호남3당'의 통합 추진이 있다.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이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의 합당으로 2016년 20대 총선의 '국민의당 호남 돌풍' 현상이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면 이를 차단하기 위해 김 의장이 민주당 깃발 아래 호남 선거구에 등판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석권했다.
호남3당 통합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김 의장이 민주당의 호남 총선 카드로 나올 수 있는 셈이다.
김 의장의 호남 출마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은 광주 동남을과 전남 목포 등이다.
김 의장은 2019년 10월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목포 출마와 관련해 “(목포는) 아버지의 정치적 고향으로 목포 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면서도 “(목포에서) 꼭 출마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굳이 (목포 출마를) 고집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