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의 확산으로 스마트폰 생산량 감소, 중국 판매 감소 등 직격탄을 맞게 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중국 현지기업에 맡긴 스마트폰 위탁생산 규모가 크지 않고 중국시장 비중도 작아 ‘발등의 불’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4일 외국언론을 종합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애플 스마트폰 생산체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뿐 자체 생산은 하지 않는다. 대신 대만 폭스콘과 페가트론 등 위탁생산 전문기업들이 애플의 제품을 만든다.
그런데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폭스콘 등이 중국 공장을 운영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 생산량 감소로 시장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영국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 등에서 최장 10일까지 폭스콘 등 제조업 공장을 닫으라는 정부 지시가 내려졌다”며 “이후 공장 재가동 여부는 당국 허가에 달렸다”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다른 국가에 세워진 공장을 통해 중국에서 줄어든 만큼 생산량을 보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0일 이후에도 중국 공장 폐쇄가 이어지면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IT매체 맥루머스는 궈밍치 톈펑국제증권 연구원 보고서를 인용해 “1분기 애플 스마트폰 생산량이 기존 전망치보다 10% 줄어 3600만~4천만 대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한쪽에서는 애플이 1분기 내놓기로 했던 ‘아이폰SE2’ 등 신제품의 출시일까지 뒤로 미뤄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100건 이상 확인된 중국 허난성과 광둥성 인근에 애플의 주요 제조센터가 밀집해 있다”며 “중국의 상황이 애플 생산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파는 일도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쉽지 않게 됐다. 애플은 9일까지 중국의 모든 매장을 임시폐쇄하기로 했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11’을 앞세워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는데 판매 호조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 지장이 생긴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은 애플과 비교해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중국 등 해외기업들과 연계해 위탁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위탁일감을 본격적으로 늘리는 단계에 이르지 않아 중국 공장들의 가동상황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ODM(제조자개발생산)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며 “중국 ODM업체들의 공장 가동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시장 침체에 따른 타격도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만 삼성전자 모바일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 수준에 불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