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주 상당구 공천경쟁을 뚫고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30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 의원이 4월 총선에서 당선되려면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중진 물갈이’ 방침을 먼저 뛰어넘어야 한다.
정 의원은 청주 지역에서 폭넓은 지지세와 인지도를 지니고 있어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에서 가장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로 꼽힌다.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출신으로 충북 청주지역에서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자민련은 충청권 맹주로 불렸던 김종필 전 총재를 중심으로 창당된 정당으로 2006년에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에 통합됐다.
정 의원은 자민련 소속으로 충북 진천군에서 국회의원에 2번 당선됐다. 자민련이 한나라당으로 통합되 뒤에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청북도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청주 상당구에서 국회의원에 내리 2번 당선됐다.
정 의원은 한국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청주 한 주민은 “정 의원은 도지사를 지내서 주민들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청주가 정치색이 두드러지지도 않는 곳이라 지역에 잘 알려진 인지도 높은 인물의 경쟁력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실 관계자도 “현재로서 청주 상당구의 한국당 예비경선이나 본선 모두 무난히 이길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원이 한국당의 중진 물갈이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국당이 지역구 의원 30%를 공천 배제(컷오프)하고 현역의원 50%를 교체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을 1순위로 공천에서 배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중진의원이라도 다 공천에서 자를 수는 없기 때문에 살릴 사람들은 다른 부분에서 점수를 많이 줘서 살리고 자를 사람은 3선 이상이라는 명분으로 자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관계자는 “정 의원은 황교안 대표체제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중진급 인물이라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청주 상당구에서 정 의원의 한국당 공천 경쟁자로는 윤갑근 전 고검장이 꼽힌다.
윤 전 고검장은 황교안 대표와 마찬가지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검찰출신이다. 실제로 한국당 안팎에서 대표적 '친황교안계'로 분류된다.
윤 전 고검장은 이미 지난해 한국당에 입당하면서부터 청주 상당구에서 총선 출마할 뜻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그는 2019년 10월 충북도청에서 간담회를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부정적 이미지의 인물을 제외하고 그 반대 인물로 채워야 한다”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으로는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발언은 정 의원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민주당에서 뚜렷한 대항마가 나오진 않았지만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인지도 측면에서 정 의원에 뒤지지 않는데 총선에 출마한다면 청주 상당구의 본선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