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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나는 팀 쿡, 애플 아이폰 철통보안정책에 변화줄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0-01-22 14: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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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나는 팀 쿡, 애플 아이폰 철통보안정책에 변화줄까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9년11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 애플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여 중국에서 들여오는 제품의 관세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애플이 FBI에서 요구한 범죄자 아이폰의 잠금해제를 거부한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하고 나서면서 개인정보 보호정책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쿡 CEO는 22일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침식사를 함께 한다.

쿡 CEO는 지니 로미티 IBM CEO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4차산업혁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방안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자체에 쏠려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애플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들의 관계가 다소 불편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불거진 보안문제를 다시 들며 쿡 CEO를 재차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쿡 CEO는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세 부과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무조건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논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애플과 미국 행정부의 관계가 다시 소원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플은 최근 미국 법무부가 플로리다 해군기지 총기난사범의 아이폰 잠금해제를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에서 “우리는 무역 등의 문제에서 항상 애플을 돕는다”며 “애플은 책임지고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압력을 행사했다.

쿡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임기 초반까지만 해도 원만하지 않았다.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쿡 CEO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을 늘리며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관세 면제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라는 강력한 상대와 경쟁하는 애플을 도와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2019년 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안에 동의하자 블룸버그는 “쿡 CEO가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쿡 CEO가 관세문제 해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워지기는 했으나 보안문제와 관련해서는 시각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예전부터 보안문제에서 엇갈리는 시각을 보였다.

쿡 CEO는 2016년 애플이 FBI로부터 아이폰 잠금해제 요청을 받았을 때 이를 거부하면서 “데이터 안전과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당시 대선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테러범의 정보를 당국에 넘길 때까지 삼성전자 휴대전화만 사용할 것”이라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더욱이 최근 애플의 사업구조는 하드웨어에서 앱스토어, 애플TV 등 서비스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어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019회계연도 애플의 서비스 매출은 역대 최고 수준인 463억 달러를 보였고 서비스 매출의 비중은 17.8%까지 늘어났다.

많은 서비스가 클라우드 등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고객 계정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점점 더 높은 보안수준이 필요해진다. 애플이 최근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20에 참석해 사생활 보호(프라이버시)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한 것도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등 행정부의 압력을 받게 되면 애플도 기존의 보안정책에서 한 발 물러서는 타협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미 애플의 최신제품인 아이폰11프로맥스에서 자료를 빼낼 수 있는 ‘그레이키’라는 해킹도구를 보유하고 있다. 

포브스는 FBI가 아이폰 자료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애플에 아이폰 잠금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했다. 행정당국이 애플을 향한 공세를 쉽사리 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최근에는 애플이 과거 강력한 보안정책을 도입하려다 선회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1일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2017년 아이폰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백업할 때 사용자를 제외하면 애플 스스로를 포함한 그 누구도 클라우드 자료를 해석할 수 없도록 100% 암호화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FBI가 용의자의 아이폰에서 증거를 확보할 수단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에 애플은 이듬해 FBI에 암호화 계획을 폐기했다고 전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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