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게임회사 주주들을 가장 신나게 한 최고경영자라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꼽힌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2020년에도 계속 오르막 곡선을 그릴까?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2020년 ‘매출 2조 원 클럽’ 가입을 바라본다.
‘리니지2M’ 성적이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에 매출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대개 한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순위권에서 사라진다.
반면 리니지2M은 올해 상위권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엔씨소프트가 여태껏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을 운영해오면서 이용자가 결제를 망설일 만한 사항들을 없애뒀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 속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고 운영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가 게임을 오랜 기간 운영할 것이라고 믿기도 한다. 이를테면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게임 ‘리니지’를 22년째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점들 덕분에 이용자들은 결제로 얻은 게임 속 물품의 가치가 보존될 것이라 예상하고 리니지2M 과금상품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리니지2M은 2019년 11월27일 나온 뒤 2019년 12월1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에 올랐다. 2017년 6월 ‘리니지M’이 1위를 차지한 뒤 리니지M을 1위 자리에서 밀어낸 게임은 리니지2M이 처음이다.
그렇다고 리니지2M이 리니지M 매출을 잠식하지도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리니지M의 하루 활성 사용자 수는 리니지2M이 나온 뒤에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출시하기 전 리니지M이 리니지에 영향을 주지 않은 사례를 들며 리니지2M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엔씨소프트는 2017년 6월 리니지M을 출시하고 그 해 매출이 78.8% 뛰었다. 리니지2M이 리니지M을 넘어서는 성적을 내는 만큼 2020년 실적도 기대할 법하다.
삼성증권은 엔씨소프트가 2020년에 매출은 2조8900억 원 수준까지 낼 것으로 예상한다. 2019년은 1조7천억 원 정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매출 2조 원 클럽에 든 한국 게임회사는 넥슨과 넷마블뿐이다. 엔씨소프트는 운영하는 게임이 적은 탓에 매출이 밀렸는데 올해는 매출 2조 원 클럽 가입과 동시에 넥슨과 넷마블을 넘어설 가능성도 생겼다.
리니지2M 흥행에 엔씨소프트 주가도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리니지2M 출시 뒤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를 70만~74만 원으로 줄줄이 높여잡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는 3일 56만5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2조4천억 원에 이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 매출은 리니지M 출시 때처럼 점차 하향 안정화하겠으나 2020년 하반기에 해외시장에 출시하면서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엔씨소프트 주가가 주춤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게임회사 주가는 실적보다 기대감에 따라 움직이는데 리니지2M이나 리니지M 규모에 해당하는 게임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