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수 NH농협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농촌 전문 보험사 이미지를 벗고 인슈어테크 등 혁신금융서비스를 앞세워 NH농협손해보험의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
보험전문가가 아닌 농협금융의 기획·전략 전문가로서 장점을 살려 방향성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30일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창수 신임 사장은 NH농협손해보험의 미래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경영목표를 세웠다.
최 사장은 농협에 입사한 뒤 농협중앙회 전략기획단 전략기획팀장, 기획실 구조개혁팀장, 구례군지부 지부장, 비서실 실장, 농협은행 수석부행장,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치며 농협금융의 기획·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금융 전체의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한 경험을 살려 디지털과 연계한 혁신금융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슈어테크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정보기술을 활용해 기존 보험산업을 혁신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최 사장은 27일 취임식에서 “각종 인슈어테크형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디지털로 연결되는 혁신금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손해보험이 보험업계 가운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서 앞서나고 있는 만큼 더욱 힘을 실어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손해보험은 농촌 전문 보험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보험분야에 지정된 5건 가운데 ‘On-Off 해외여행보험’과 ‘모바일 보험 선불쿠폰 서비스’ 등 2건이 선정됐다.
'On-Off 해외여행보험'은 한 번만 가입하면 보험에 가입한 동안 필요할 때마다 보험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는 상품이다.
6월 출시해 10월까지 2만1천 건이 판매돼 농협손해보험이 2018년 같은 기간 판매한 전체 해외 여행자보험보다 31%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상품권도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됐다.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기프티콘으로 커피 쿠폰을 주고 받는 것처럼 농협손해보험의 보험상품들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모바일로 선물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은 4월부터 시행된 금융혁신지원법에 따라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된데 따른 것이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란 지정된 특정 금융서비스에 최장 4년 동안 규제를 면제해 주는 제도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모두 77개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26건이 출시됐다.
최근 NH농협손해보험은 정책보험에서 손실을 본 탓에 실적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폭염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 및 가축재해보험 손실율이 높아져 3분기 영업손실 19억 원을 냈다. 2018년에는 12월 말 기준 순이익이 20억 원에 그치기도 했다.
NH농협생명보험은 정부의 역할을 대신해 농촌 사회안전망을 확보하는 공익적 성격의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손해율을 관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다는 점도 최 사장이 혁신금융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로 보인다.
최 사장은 27일 취임식을 했다. 임기는 2021년 12월31일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