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던 월마트가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이를 온라인에 접목해 실적 반등을 이뤄낸 사례를 참고해 강 대표도 이마트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려 실적 개선을 이루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
▲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내년 핵심 전략으로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한다.
이마트는 내년부터 전체 140여 개 이마트 점포 가운데 30%이상을 신선식품을 강화한 그로서리몰 형태로 재단장한다.
이마트는 우선적으로 이마트 월계점에서 신선식품 비중을 높이고 식음료 브랜드를 강화한 '미래형' 점포를 내년 초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다른 마트들도 월계점처럼 신선식품 상품기획(MD)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단장을 추진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이처럼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강 대표가 미국 월마트의 성공사례를 이마트에 도입하고자 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온다.
강 대표는 미국 월마트의 경영컨설팅을 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이마트 경영컨설팅으로 월마트가 어떻게 아마존의 공세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주제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강 대표가 이마트 대표로 취임했던 10월에 이마트가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식품본부로 늘리고 신선식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식품본부 안에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강 대표는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전략과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올해 2월 그렉 포란 월마트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점포 운영전략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면서 월마트의 성공사례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 월마트는 온라인 유통공룡인 아마존과 경쟁하면서 오프라인 할인점 매장이 가진 신선식품부문의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충분히 맞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현실로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월마트는 온라인과 신선식품을 강화를 추진하고 있을 때인 2016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줄어드는 등의 부진을 겪었지만 2019년 3분기에는 점포 매출이 3.2%나 증가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마트가 국내에서 2018년부터 쿠팡의 공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점에서 월마트의 사례는 이마트에게 적합한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신선식품은 오프라인 실물을 보고 구매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크다.
신선식품은 한국에서도 아직까지 온라인 침투율이 10% 초반으로 전체 상품의 온라인 침투율이 29%인 점에 비춰보면 낮은 수준이다. 온라인 침투율은 전체 소비지출에서 온라인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이마트가 중장기적으로 월마트의 ‘픽업서비스’도 국내에 도입할 지 관심이 쏠린다.
월마트는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월마트 주차장이나 픽업데스크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서비스인 ‘클릭 앤 콜렉트’가 오프라인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이마트는 현재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매장에서 배송해주는 ‘쓱배송’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앞으로 쓱배송과 픽업서비스를 접목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고객들이 많아 오프라인매장의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신선식품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오프라인매장을 재단장하면서 비식품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콘텐츠나 브랜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