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인사에서 신임을 계속 받아 신한생명과 통합을 준비하는 등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신한금융그룹에서 외부출신 경영진의 영입이 늘고 입지도 점차 강화되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이
조용병 대표이사 회장체제에서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정 사장은 향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경영관리위원회는 19일 정 사장의 오렌지라이프 사장 연임을 결정했다. 오렌지라이프 이사회와 주주들이 동의하면 연임이 확정된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한 뒤 처음 진행한 사장단인사에서 정 사장이 자리를 지킨 것이다.
정 사장은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를 맡아 온 ‘장수 CEO’로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흔치 않은 외부출신 인사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신뢰를 강하게 받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 사장은 보험사 CEO를 오래 맡아온 경력과 경영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역할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번 사장단인사에서 외부출신 인사를 새로 영입하거나 요직에 앉히며 그동안 신한금융 계열사 출신이 중심으로 자리잡았던 ‘순혈주의’를 벗어나려는 의지를 보였다.
베인앤컴퍼니 출신의 이성용 사장이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을 거쳐 신한DS 사장에 오른 것과 이건혁 전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이 미래전략연구소장에 선임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인수한 부동산 신탁회사 아시아신탁 대표를 맡았던 배일규 사장도 정 사장과 마찬가지로 내년까지 연임이 결정됐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개방과 혁신을 위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외부인재를 수혈하거나 중용했다며 앞으로 이런 개방형 인사를 통해 신한금융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외부 출신인재의 역할이 갈수록 강화되는 변화에 가장 선봉에 선 인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해 사장단인사에서는 정 사장을 핵심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신한생명 사장에 내정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이를 고사하고 당분간 오렌지라이프 경영을 계속 맡기로 했지만 외부출신 경영진의 역할에 그동안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있던 한계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통합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정 사장이 앞으로 통합신한생명 사장에 오르게 될 가능성은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신한금융그룹 주요 계열사의 CEO는 모두 신한은행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내부출신 경영진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신한금융그룹의 인수합병과 외부인재 영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 사장과 같은 외부출신 경영진의 역할은 앞으로 더 넓어질 공산이 크다.
정 사장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작업에 크게 기여하며 성과를 낸다면 다음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열려있다.
민정기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도 신한금융그룹에 인수된 조흥은행 출신으로 외부인재에 해당되지만 올해 회장후보에 포함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연임 확정 뒤 소감에서 끊임없는 조직의 혁신과 개방성을 강조했던 만큼 신한금융그룹에서 외부인재의 역할과 중요성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