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현 대한항공 IT부문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차세대 항공물류 기반을 다지는 데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장성현 부사장은 대한항공 전산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맡아 예상보다 빠른 진척을 보이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시스템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장성현 대한항공 IT부문 부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장 부사장은 과거 대한항공 직위체계에 따르면 전무B였는데 11월 말에 있었던 한진그룹 인사에서 무려 두 단계를 뛰어넘어 승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장 부사장의 파격적 승진은 조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대한항공 전산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추진하고 있는 전산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은 고객의 안전보장과 기재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항공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조 회장은 세계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회사 전체의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중책을 장성현 부사장에게 맡기면서 고객 맞춤형 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조 회장은 2018년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아웃소싱 계약 체결식에서 “더욱 치열해지는 항공산업 경쟁 속에서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클라우드 전면 전환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그로부터 1년 만인 2019년 10월 데이터센터 안의 서버 등 주요 전산장비를 아마존 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1단계 작업을 마쳤다. 현재는 여객시스템부문의 전환을 완료하고 화물시스템부문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전환 과정은 당초 대한항공이 계획했던 것보다 빠른 것인데 IT전문가로서 장 부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장 부사장은 1997년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의 한국 전사적자원관리(ERP) 컨설턴트로 입사해 2006년에는 중국 제품전략이사로 활동했고 2009년에는 오라클 싱가포르 컨설팅부문장을 역임한 IT전문가다.
2017년에는 대한항공에 입사해 정보시스템 실장(CIO)으로 IT총괄업무를 맡아왔다.
장 부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콘퍼런스 ‘아마존 웹서비스 리인벤트 2019’에서 이런 클라우드 전환을 통한 혁신작업의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는 만큼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주요장비에 센서를 설치하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위험이 발생하기 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클라우드 전환을 통해 비용절감 등 수익성 개선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비행기 엔진은 최소 200억 원에서 최대 2천억 원에 이르는데 엔진의 이상을 미리 파악한다면 큰 사고도 막고 관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장 부사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클라우드 전환으로 대한항공의 혁신 추진력을 더하려는
조원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조 회장은 2003년 경영권 수업을 처음 받기 위해 한진그룹의 IT기업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차장으로 입사하면서 IT분야와 항공분야의 접목에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장성현 부사장은 젊고 역동적 조직을 원하는
조원태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며 “IT기술 접목에 관심이 깊은 조 회장에게 기술적 참모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