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인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하면서 다음 KB금융그룹 회장후보군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20일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열고 양 사장과 이 사장을 대표이사후보로 재선정했다.
이번 인사로 KB금융그룹에서 ‘포스트
윤종규’로 꼽히는 인물들이 내년 말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양종희 사장과
이동철 사장 외에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도 이날 연임이 결정됐다. 이 밖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11월 일찌감치 1년 임기의 연임을 확정지었고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말 선임돼 내년 말 첫 임기가 끝난다.
이들의 임기가 모두 내년 11월~12월 끝나는 만큼 내년 1년의 성적표가 이들의 다음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말 연쇄이동이 일어나면서 KB금융그룹의 후계구도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양 사장과 이 사장은 각각 손해보험업황과 카드업황 악화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 사장은 특히 이번이 무려 세 번째 연임이다. KB금융그룹에서
윤종규 회장 다음으로 가장 오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미 두 차례 연임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연임을 놓고 부정적 전망도 나왔지만 연임에 또 성공하면서 양 사장을 향한 윤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하지만 양 사장은 물론 이 사장도 내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업계는 수입보험료 성장 정체와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카드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카드사들은 10년 넘게 떨어지고 있는 카드수수료 때문에 생존을 위해 신사업 진출이 불가피한 처지에 놓여 있다.
허인 행장도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아 KB국민은행의 해외사업과 디지털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국내에서 1등 은행으로 확실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해외사업은 경쟁 은행과 비교해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허 행장은 최근 연임이 확정된 뒤 해외출장 길에 올라 해외사업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디지털부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허 행장은 KB금융그룹의 전체 디지털부문을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도 맡고 있다.
내년 12월31일 임기가 끝나는
박정림 사장 역시 임기 2년차를 맞아 KB금융그룹에서 KB증권의 실적 기여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B금융그룹은 내년 업황 악화로 KB손해보험이나 KB국민카드는 의미있는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보고 실적 개선의 여지가 많은 KB증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한
허정수 사장도 내년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KB금융지주는 몇 년째 생명보험사 매물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사 매물이 잇달아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DB생명보험에 이어 푸르덴셜생명이 매물로 나왔고 KB금융지주도 현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 시간 안에 동양생명이나 ABL생명 등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 역시 열려있다.
허 사장이 2년 전 처음 KB생명보험 대표로 선임됐을 때부터 KB금융지주가 새 생명보험사 인수를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허 사장은 KB금융그룹의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인수와 현대증권(KB증권) 인수 작업에 관여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힌다. KB국민은행에서 재무본부 본부장을 지냈고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 전문가이기도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