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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주가, 그랜저 흥행과 제네시스 GV80 기대에도 왜 제자리일까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12-16 13: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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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주가가 12만 원대를 맴돌고 있다.

‘더 뉴 그랜저’가 역대 최고 수준의 흥행기록을 써가고 있고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 출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지만 주가에는 이런 요소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 주가, 그랜저 흥행과 제네시스 GV80 기대에도 왜 제자리일까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불확실성이 큰 데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할 대규모 투자가 현대차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선들이 자리잡으면서 주가가 상승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하반기 신차 출시에 연달아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13일 기준으로 12만1천 원이다. 그랜저IG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에 들어갔던 11월4일과 비교해 2.4% 낮다.

현대차의 신차 출시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하반기 첫 시작일인 7월1일과 비교하면 주가는 14.2%나 빠졌다. 신차가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주가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에서 약 3만2천 대를 접수받아 신차 출시 신기록을 세웠다. 7월 출시한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베뉴도 출시 이후 월평균 2700여 대씩 판매돼 초기 목표인 월 1250대의 2배를 넘어섰다.

특히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GV80는 현대차 수익성 회복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 주가는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가 신차 출시로 주가 부양에 힘을 실었던 모습과 비교하면 현대차 주가의 부진은 더욱 도드라진다.

기아차는 올해 6월 K7 프리미어부터 시작해 7월 셀토스, 9월 모하비 더 마스터, 12월 3세대 K5까지 연달아 내놓은 신차로 부진했던 내수 판매량을 하반기에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기아차 주가도 이런 신차 흥행에 화답하며 최근 반년 동안 10%가량 올랐다.

현대차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쓰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꼽힌다.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경영설명회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중장기 목표인 ‘현대차 2025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 주가, 그랜저 흥행과 제네시스 GV80 기대에도 왜 제자리일까
▲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

이 사장은 현대차를 단순한 자동차 제조기업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2025년까지 모두 6년 동안 61조1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영업이익이 3~4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공격적 목표로 여겨진다.

현대차는 현재 확보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자산을 비롯해 영업이익률 8%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래차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많지만 이런 대규모 투자가 수익으로 돌아오는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이 변혁기에 있고 각국의 규제 강화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동감한다”면서도 “하지만 자금 회수시기가 불투명하다는 데 우려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기아차, 현대모비스와 비교해 현금유동성이 가장 많은 현대차에 투자부담이 집중되는 반면 대규모 투자의 수혜가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에 몰릴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경영설명회에서 2020년 2월까지 자사주를 3천억 원 규모 매입하는 주주환원정책을 꺼내들었음에도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주주들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직접 “여러 의견과 평가들을 전향적으로 수렴해 사업 경쟁력과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보완하여 개선할 것”이라고 말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현재까지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오리무중이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현대차 주가에 유리한 쪽으로 흘러갈지 불리한 쪽으로 흘러갈지 내다보기 힘들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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