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연말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계열사 인사를 잇달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심의위원회를 내년 1월에 열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지주사 회장 연임 여부는 해를 넘겨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우리은행은 13일 영업본부장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에서 영업본부장은 임원 바로 아래 직급으로 여러 지점을 묶은 영업본부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 영업본부장 인사는 우리금융그룹 연말 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0일 임원 인사와 27일 지점장급 이하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말로 끝나는 임원 임기는 3개월 연장해뒀다.
이번 우리은행 인사에서는 대규모 외부영입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 우리금융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손 회장이 외부인재 수혈에 관심이 큰 데다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책임을 지는 임직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올해 우리은행 임원뿐만 아니라 부장급에서도 외부인재를 영입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인사가 끝나면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 계열사 사장인사가 이뤄진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30일,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은 27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 사장과 조 사장은 모두 탄탄한 실적을 토대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손 회장의 거취에 따라 이들이 우리은행장 후보로 등장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손 회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주의적 경고 이하의 제재를 받으면 내년 3월로 끝나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도전하는 데 문제가 없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뤄지는 금융회사 임원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이다.
손 회장의 우리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 끝나기 때문에 지주사 회장 연임에 성공한다면 내년까지는 우리은행장과 겸직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손 회장이 경징계를 받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책임감을 보이는 차원에서 우리은행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은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을 내려놓는다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사장 모두가 우리은행장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손 회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여겨지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내년 1월 안에 열릴 것이라는 시각이 늘고 있다.
금감원이 파생결합펀드 사태 해결을 업무의 최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제재안건이 확정되는 대로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연말에 구성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이후 구성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의 제재 수위를 파악한 뒤 안정적으로 다음 회장 후보를 선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를 연말에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적은 없고 향후 구성계획도 현재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만 3월 주주총회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는 만큼 절차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