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관장은 최 회장과 1988년부터 32년째 혼인관계를 이어왔던 만큼 그 기간에 일군 SK의 기업가치에 권리를 주장하고 경영권까지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노 관장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개인계정에서 “이제는 ‘가정’을 좀 더 큰 공동체로 확대하고 싶다”며 “나의 여생은 사회를 위해 이바지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재벌가의 이혼은 사적 영역에서 다뤄지고 말았다. 이혼의 이유, 과정 등 구체적 내막은 부부사이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었고 가십기사로 입에 오르내리는 데서 그쳤다.
그러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은 기업경영과 사회적 파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이 2015년 12월 한 매체에 편지를 보내 노 관장과 이혼을 진행하고 있고 혼외자식도 있다고 알리면서 두 사람의 이혼은 공개적 사실이 됐다.
◆ 조용히 비공개로 진행되던 재벌가 이혼
그동안 재벌가 이혼은 구체적 과정이 알려지지 않고 당사자 사이 조정과 합의 등을 통해 조용히 마무리되곤 했다.
현재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이사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이혼소송으로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사장이 2014년 10월 이혼소송이 아닌 이혼조정 신청을 하면서 이혼절차가 시작됐다. 이혼 사유와 재판 내용 등은 비공개로 다뤄졌다.
임 전 상임고문은 이혼을 원치 않는다는 주장을 계속하다가 2016년 6월부터는 재산 분할 1조2천억 원, 위자료 1천만 원 청구소송을 시작하면서 분쟁이 커지는 듯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1심과 2심 모두 이혼을 결정하고 친권과 양육권을 이 사장에게 인정했다.
재산분할 규모는 1심에서 86억 원이었다가 2심에서 141억1300만 원으로 확대됐지만 100억 원대 수준을 넘지 않고 있다.
임 전 상임고문은 2016년 2월4일 이혼소송 1심 패소에 불복해 직접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며 기자들에게 “나의 아버지와 대부분 본가 식구들은 내 아들이 9살이 돼서야 처음 만나볼 수 있었다”며 “친권을 되찾아 아들에게 떡볶이와 오뎅, 순대가 누구나 먹는 맛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모닥불 놀이를 하며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