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히려 소재, 부품, 장비의 국산화 움직임을 일으켜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5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4개사는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5개월 동안 생산 차질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4개사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일본의 수출 규제 3개 소재와 관련해 생산라인 투입을 효율화하고 재고관리를 철저하게 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해외 공급선을 다변화한 데다 일본이 규제 중인 일부 소재의 수출을 허가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연구원은 향후 일본이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조치를 철회한다고 가정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4개사와 정부는 소재, 부품, 장비의 국산화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정부와 업계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소재, 부품, 장비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의 잠재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중요성에 공감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오히려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22일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수출 관리정책을 놓고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향한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변함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한국 정부는 이를 반박하며 일본 정부가 외교채널을 통해 사과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지소미아에 아직까지 한일 양국의 입장과 견해 차이가 다소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